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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문화재단 ‘2018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밴드 경연대회 우승팀 바투
김소미 사진 최성열 2018-10-29

화성이 발견한 올해의 인디 밴드

‘2018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최종 우승 밴드 바투의 멤버 가온, 하랑, 마루, 이령(왼쪽부터).

화성시문화재단이 일상 속 개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제1회 ‘2018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밴드 경연대회가 10월 20일 한달여 일정의 막을 내렸다. 최종 우승팀은 대상간의 가까운 거리를 의미하는 순우리말 단어로 팀명을 지은 밴드 ‘바투’. 보컬 마루, 드럼 가온, 베이스 하랑, 기타 이령으로 구성된 4인조 얼터너티브 록 밴드다. 이번 대회는 지난 9월 29일부터 매주 토요일 4주에 걸쳐 봉담호수공원, 동탄센트럴파크 등 열린 광장무대로 시민 관객을 불러모았다. 화성 시민이 직접 인디 음악 신을 책임질 시민 예술가를 발굴하는 축제였기에 응원의 목소리는 더욱 끈끈했다. 심사위원단 점수로 접전을 벌인 끝에 우승 당락을 결정지은 것 또한 바투를 향한 시민 평가단 30인의 고른 지지였다.

-2018 라이징스타로 선정된 소감은.

=마루_ 화성시에서 큰 공연을 한번 해본다는 의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의 큰 상을 받아 놀랐다. 재밌게 놀다 가자는 마음뿐이었다. 더 발전해서 좋은 기회 주신 것에 보답하고 싶다.

=가온_ 2년 전에 수원FC 응원가 앨범에 참여해 곡을 하나 발표한 적 있다. 그때는 축구계 라이징스타를 위해 응원가를 제작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엔 우리가 주인공이 되었으니 감회가 새롭다.

-밴드명은 대체로 외국어가 많은 편이라 순우리말 이름이 반갑게 느껴지더라.

마루_ 외국어·외래어 위주의 팀명들을 보면서 약간의 거부감을 느꼈다. 사람들에게 최대한 편안하게 들렸으면 해서 순우리말 단어를 찾았고, 그중에서도 익숙한 이름들은 최대한 배제했다. 밴드와 관객 사이가 조금 더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택한 이름이 바투였다.

-원래는 지금의 구성원들이 아니었다고. 결성 과정이 궁금하다.

마루_ 처음 바투는 전라도 광주를 기반으로 고향 친구들과 시작한 밴드인데 서울 생활을 하면서 서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가온_ 광주 시절부터 바투를 눈여겨봤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통해 자주 접하며 좋아하던 밴드였기 때문에 새 멤버를 모집한다는 글을 온라인에서 보자마자 바로 지원했다. 내가 첫 지원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웃음) 나는 브릿팝 밴드 유니언 펍에서 활동한 적 있고, 마루의 경험처럼 유니언 펍도 각자의 사정으로 활동을 접게 됐다. 하랑은 그때부터 함께했던 멤버로, 바투에도 함께 들어왔다.

이령_ 나는 어쩌다 굴러들어온 막내랄까. 하드록 메탈 밴드인 레드 오션에서 활동했고 형들처럼 해체 수순을 겪었다. 내가 먼저 바투쪽에 연락해서 연주 스타일을 들려줬는데, 마루 형이 밴드 색깔과 잘 어울린다고 반겨주시더라.

가온_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우리 꼭 디스크 조각 모음 밴드 같네. (일동 웃음)

-신인 인디 뮤지션들에겐 무대 자체가 워낙 귀하지 않나. 수익 구조도 부실해 대회에서 얻는 상금도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마루_ 매니지먼트가 따로 없다보니 멤버 개개인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 팀은 나름의 룰을 만들어서 각자 대회나 행사 정보를 부지런히 찾도록 서로 독려하고 있다. 이번 경연대회는 멤버 하랑이 먼저 추천했다.

=하랑_ 화성 동탄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살고 있다. 주변에 사는 친구들이 많은데, SNS에서 우연히 참가 신청을 받는 홍보물을 보게 됐다. 이전까진 화성에 인디 뮤지션이 설 만한 마땅한 무대가 없었던 터라 바로 눈길이 가더라.

바투의 멤버 마루, 하랑(왼쪽부터).

-덕분에 화성시 밴드 경연대회의 초대 멤버이자 우승팀이 되어 200만원의 상금도 받았다. 직접 경험해보니 어떤 분위기였나.

마루_ 그간 몇몇 경연에 출전해봤지만 이 정도 규모는 드물었다. 예선부터 무대가 커서 인상적이었다.

가온_ 특히 결승전이 기억에 남는다. 보통 대형 야외 공연이나 축제는 외곽 지역에 설치되기 마련인데, 동탄센트럴파크 광장 한가운데에서 노래한다는 게 신기하더라. 초대 가수분들 중에 유명한 이름도 있어 팬의 마음으로 놀라기도 했다.

-경연 차수를 더해가면서 위기는 없었나.

마루_ 처음 참가 신청을 할 때 밴드의 공연 장면이 담긴 영상을 제출해야 했는데, 따로 가지고 있는 영상이 없어서 애를 먹었다. 어렵게 과거에 한 관객이 찍어주신 영상을 구했는데, 하필이면 내가 연주 중에 발이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때도 경연대회였지 아마. (웃음)

이령_ 그때 형이 갑자기 내 앞에서 고꾸라져서 깜짝 놀랐지. 어쨌든 결과적으로 영상 심사에 통과했다.

가온_ 결승 때는 드럼 스틱이 연이어 부러졌다. 10년 정도 드럼을 쳤지만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연주 중에 스틱이 부러져서 여분 스틱으로 바꿨는데, 그것까지 두 동강이 난 거다. 바닥을 더듬어서 이미 부러진 스틱을 집어들고 연주했다.

-주변 팀들을 보면서 우승을 예감하기도 했나.

마루_ 전혀. 다들 장르가 워낙 달라서 우위를 가릴 수가 없었다. 참가팀의 음악적 색깔이 제각기 완전히 달랐다.

가온_ 우리 음악은 빈티지하고 올드한 구석도 있어서 장르적으로 타 팀과 겹치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하랑_ 한편으론 요즘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포인트가 없다는 말일 수도 있다. 열성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홍대·신촌 등 인디 음악의 성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민이 모인 곳에서 공연을 할 때는 밴드 입장에서 무엇이 다른가.

마루_ 평소 홍대 라이브클럽은 관객층이 대체로 고정된 것이 사실이다. 20, 30대 그리고 일부 10대 후반 관객으로 채워져 있다. 인디 음악의 주 소비층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우리를 포함해, 우리 음악을 즐기는 분들까지 비주류라는 말밖에는 설명할 방도가 없다. (웃음) 그런데 이번 화성 공연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와 특징을 가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경연을 펼친다는 사실을 감안해 관객 반응을 가늠하며 몇몇 곡들의 리뉴얼을 거쳤다.

가온_ <우리의 빛, 우리의 별> 중에는 사물놀이 장단 느낌을 풍기는 구간이 있다. 이번 대회 결승에서 무대를 휘어잡을 필살기를 고민하다가 징을 빌렸다. 징 퍼포먼스를 추가했던 것이 아마 객석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바투의 멤버 가온, 이령(왼쪽부터).

-본선에 진출한 15개 팀 중에 특별히 눈여겨본 팀은.

가온_ 결승까지 함께 올라간 밴드 헤이맨을 꼽고 싶다. 금발의 드러머에게 반했다.

마루_ 개인적으로 서울상경음악단의 팬이었다. 블루지한 음악을 선보이는 인지도 높은 밴드다.

하랑_ 더바이퍼스. 홍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굉장히 유명한 밴드라 사실 참가 명단에서 이름을 확인하고 자신감이 꺾이기도 했다.

이령_ 나 역시 더바이퍼스를 좋아한다. 보컬 담당하는 분이 고등학교 교사라는 점도 흥미롭다.

-바투의 음악적 색깔에 대한 멤버 각자의 정의가 궁금하다.

이령_ 핵심은 솔직함이라고 생각한다. 관객이 우러러보게 만드는 음악이 아니라, 때로는 관객 앞에서 망가지면서까지 가까이 다가가는 음악을 하고 싶다.

마루_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라이브 환경을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되 관객과의 적절한 타협점도 늘 염두에 둔다.

하랑_ 예를 들면 올해 2월에 <춘곤증>이라는 싱글 음원을 냈다. 보통 라이브 무대에서 선보이는 장르와는 완전히 다른 서정적인 색깔의 곡이다. 그런데 가끔 음원을 듣고 공연을 보러 와주는 분들이 있다.

가온_ 좋아하는 뮤지션이나 지향하는 바가 멤버들끼리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서로 합주를 하면서 맞춰나가는 과정이 더 재미있다. 이번 화성시에서의 경험처럼, 대회에 나가서 수상을 하기도 하고 관객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나면 또 새로운 색깔을 발견해 나가곤 한다. 무엇보다도 음악적으로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려면 멤버간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서로 이해하고, 충실히 받춰준다는 신뢰가 있어야 무대에서 거리낌없이 모든 걸 내놓을 수 있다.

-앨범 발매 계획은.

마루_ 연말 발매 예정이다. 타이틀은 <바람>, 이번 화성시 공연에서도 결승에서 연주했다. 록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너무 헤비하지 않아서 관객이 두루 즐길 만한 무척 신나는 곡이다. 앨범은 현재 절반 정도 완성된 상태로 요즘 열심히 녹음 중이다.

가온_ 아까 말한 것처럼 드럼 스틱을 연이어 부러뜨린, 드럼 솔로가 아주 멋진 곡이다. 꼭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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