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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오늘의 탐정> 주인공부터 죽이고 시작하니…

KBS 드라마 <오늘의 탐정>은 현재 한국에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직업인 ‘탐정’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탐정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행정사와 법무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오늘의 탐정’이 처한 현실과 배경을 무척 꼼꼼하게 챙긴 드라마는 공권력 없이 의뢰인이 요구한 일을 조사하는 과정과 범주를 또렷하게 그려놓는 수고를 마치고, 주인공 이다일(최다니엘)을 죽여버렸다. 이후, 귀신이 된 다일은 연쇄자살사건을 일으키는 ‘생령’을 추적한다.

돈을 받고 누군가를 대리해 사건을 조사하던 인물이, 죽음으로 피해 당사자가 되어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사건을 풀어가는 <오늘의 탐정>의 기이한 위치를 역전하면 형사가 연쇄살인범에게 아내나 연인을 잃고 피해자의 가족이 되어 복수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몇년간 유행하던 범죄수사물이 이 패턴과 겹친다. 한국 드라마의 ‘오열’ 신에 경찰 주인공의 지분이 늘어난 것도 이즈막이다. 공권력을 가지고 수사하는 이들이 피해자 가족을 겸하며 세상 둘도 없이 비통하게 울부짖었다.

형사가 범인 잡는 당연한 업무에 절박한 동기를 더하고자 여성 가족을 죽이고, 연쇄살인사건 안에 배치하는 드라마들에 염증을 느끼던 참이긴 한데, 주인공을 죽여 귀신을 만드는 드라마가 나올 줄은 몰랐다. OCN <뱀파이어 탐정>은 특별한 능력을 더하기 위해 주인공을 죽였지만 다일은 그냥 귀신이다. 성불해도 기쁘지 않고 부활하면 더 이상해질 주인공 때문에 마음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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