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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못> 이승우 제작실장 - 대구의 공간에 정서를 구현하기
이화정 2018-04-26

‘치열하게’ 사는 20대 청춘 오희정(이세영). 수성못유원지에서 오리배 관리를 하며 매달 아르바이트 비를 모으고 있으니, 편입 시험만 붙으면 ‘갑갑한’ 대구 생활도 탈출이다. 하지만 도심 한가운데 거대하게 박혀 있는 수성못은 대도시로 ‘날아오르고’ 싶은 희정의 발목을 자꾸만 잡는다.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512번지 수성못유원지는 초반 스릴러를 구축할 영화의 주요 배경이다. 이승우 제작실장에게도 이 커다란 못을 섭외하고 차질 없이 촬영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절대과제였다. “수성못이라는 공간이 일종의 단절 내지는 안으로 들어오면 절대 벗어날 수 없는 폐쇄된 공간의 느낌을 주어야 했다.”

유지영 감독과 함께 대구 출신이기도 한 그의 머릿속에 자리한 수성못은 수풀이 우거지고 낡은 포장마차가 늘어선 쓸쓸한 공간이었다. “대구에서 자란 이들이 기억하는 이곳의 정서가 있는데 시가 ‘컬러풀 대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재정비를 하면서 지금은 대구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 됐다.” 영화가 의도하는 공간을 재연하기 위해 촬영감독, 조명감독, 조감독 모두 발벗고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수성못은 수자원공사, 수성못 주변은 수성구청, 바깥도로는 대구시청 교통과, 오리배는 수성못 오리배 사업주가 각각 관리하기 때문에 촬영을 허락받기가 어려웠다. 더군다나 풀숏이 워낙 많아서 통제도 쉽지 않았다. “지금 보니 어떻게 촬영했나 싶다. 현장에서 스탭들이 시민들의 컴플레인을 다 받았다.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었다.”

이승우 제작실장은 서울에서 마케팅 광고 일을 하다 최근 다시 대구로와서 영화 일을 시작했다. <수성못>은 그의 첫 장편영화 현장이었다. 현재는 도서관 운영 기획 일과 대구단편영화제 운영위원으로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꾸준히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참여를 통해 대구의 영화제작 상황이 가지는 어려움을 절감했다고 한다. “대구 오오극장이나 대구독립영화협회 등에서 자생적인 움직임이 있긴 하다. 대구시가 영상위원회를 꾸려 대구의 영화 인프라를 확충하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다행히 ‘이가 없어 잇몸이 강해졌다’는 것도 덧붙인다. “대구 출신 영화인들이 최근에 다양한 영화제에 참여해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도 더 지켜봐달라.”

<수성못>의 인물들은 얼핏 코믹해 보이지만, 꽤 복잡한 캐릭터였다. 이승우 제작실장은 유지영 감독이 언급한 <보이는 어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한낮의 어둠>을 읽으며 소위 캐릭터들의 ‘감’을 잡아나갔다. 영화의 바탕에 있는 우울한 정서를 이해하고, 보다 진지하게 작업에 임하게 자신을 다잡아준 도서였다. 작업이 끝난 후에도, 지칠 때면 이제는 이 책들을 다시 꺼내본다고.

현재 대구단편영화제 운영위원 2018 <수성못> 제작실장 2017 옴니버스 <너와 극장에서> 중 <극장 쪽으로> 프로듀서 2016 단편 <맥북이면 다되지요> 제작·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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