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아카데미 시상식⑩] <더 포스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이제 상상보다 역사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간다”

<더 포스트> 촬영현장의 메릴 스트립, 스티븐 스필버그, 톰 행크스(왼쪽부터).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아카데미 시상식 단 두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더 포스트>의 후보 지명 소식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혹자는 2017년 5월에 촬영해 12월에 개봉한 작품인 만큼, 아카데미의 선택을 받을 정도로 충분히 영화를 홍보하고 캠페인을 진행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돌아간다 하더라도 스필버그의 선택은 같을 것이다. 반드시 올해 안에 관객에게 선보여야 할 것. 그것이 <더 포스트>에 임하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영화의 북미 개봉을 앞둔 지난해 12월 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를 뉴욕에서 만났다. 이 세명의 베테랑 영화인들은 자신들의 신작은 물론이고 현대 미국 사회에 대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2017년에 개봉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은 것이 2017년 2월 말이다. 이 영화는 저널리즘의 중요성과 모두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내용만을 다루지 않았다. 이 작품은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사장이었던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이 1971년, 여성으로서 회사의 장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알아야 한다. 상임위원회 멤버들은 모두 남자였고, 그 자리에 사장이 앉아 있는데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투명인간 취급을 했다. 나는 캐서린이 자신을 찾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여성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전에도 힘을 가진 남성들에게 늘 짓눌리고 억압돼왔다. 그런 면에서 현재도 많은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지만 크게 다른 점은 이제 많은 여성들이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월 말에 시나리오를 읽고, 6월에 촬영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엄청난 속도다.

=반드시 2017년에 나와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미국 전체가 함께 나눌 수 있는 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했다. 용감한 한 여성과 한 남성의 어려운 결정으로 세상이 얼마나 변할 수 있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다. 그들은 편파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애국자였다. 모두가 당파에 치우치지 않고 애국자로서 새로운 대화를 시도해본다면 이 나라도 양당의 협력 아래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이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부터라도 대화를 시작하는 데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해 조심스럽지만 신속하게 캐스팅부터 시작했다. 놀랍게도 각 배역으로 생각한 배우들이 모두 시나리오를 좋아했고, 출연에 동의해줬다. 스케줄이 중복되는 배우조차 없었다면 믿을는지. (웃음)

-당신은 자신이 정치에 관심이 많은 지식인층에 속한다고 보는가.

=이렇게 표현하는 게 좋겠다. 나는 애국자다. 나는 정당에 관심이 없다. 논쟁이 있으면, 양쪽 의견을 수렴하고 장점을 찾으려 한다. 어떤 경우에는 한쪽이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할 때도 있지만. 이제 나이가 드니 내 머릿속에서 꺼낸 상상의 세계보다 역사를 현재와 연계시킬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과거는 현재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자유와 고통이 과거의 누구 때문에 발생하게 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누가 닦아 놓은 길로 우리가 가고 있는지 말이다. 살펴보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인물들이 너무 많지 않나.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받지 못했다고 계속 신경을 쓴다면, 자신의 꼬리를 좇는 행동에 그친다. 당신의 인생은 남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스스로를 위해 어떻게 행동하고 만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이제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 아니라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영화다.

-평소 신문을 많이 보는 편인가.

=그렇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집에서 보고, 사무실에서 <월스트리트 저널>과 <LA타임스>를 받아본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도 여러 곳을 보는데 <허핑턴 포스트>와 <드러지 리포트> 등도 본다. 이밖에도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뉴스를 필터하기도 한다.

-이번 작품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리액션으로도 보이는데.

=현재 언론은 벼랑 끝에 서 있다.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상황이다. 신념과 사실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fact)이란 진실로 가는 가장 기본이지 않나.

관련영화

관련인물

사진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