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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팬서> 채드윅 보스먼 - 흑인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슈퍼히어로다
김현수 2018-02-22

-와칸다 왕국의 왕 티찰라를 연기하기에 앞서 라이언 쿠글러 감독과 가장 중요하게 고민했던 점은 무엇이었나.

=난 이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에서 블랙팬서를 연기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일관성을 가지면서도 단독 주연작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차이를 고민해야 했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과 조 로버트 콜 작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것은 왕으로서의 위엄과 와칸다 왕국 출신으로서의 정통성을 확장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때 보여줬던 강인한 면모 외에 왕으로서 지닐 수 있는 부담감, 연약한 면을 강조하자고 했다. 예를 들면 이번 영화에서는 티찰라의 여동생 슈리와 어머니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 오코예, 나키아 등과 함께 있을 때 드러나는 티찰라의 약점을 부각시키면서 블랙팬서의 새로운 면모를 더 보여주려고 했다.

-<블랙팬서>는 티찰라가 와칸다 왕국의 진정한 지도자가 되는 일종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고 있고 또 통치자로서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갖고 나라를 다스릴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의 최종 선택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에 임했나.

=와칸다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향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지도자로서 어떤 책임감을 갖게 되는지를 가장 고민했다. 티찰라는 마음대로 누군가를 죽일 수도 없고 또 전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전작인 <지옥에서 온 전언>(2016)에서는 사적 복수심에 사로잡힌 제이콥을 연기했는데 티찰라와는 완전히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복수를 하는 인물과 만천하에 존재가 드러난 지도자의 선택은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데뷔 이후 흑인 역사에서 중요하게 꼽히는 실존 인물들을 연기해왔다. <42>(2013)에서 흑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과 <제임스 브라운>(2014)에서 가수 제임스 브라운, <마셜>(2017)에서 미국 대법원 최초의 아프로-아메리칸 대법관이었던 서굿 마셜, 그리고 이번에는 비록 가상의 인물이지만 실존 인물 못지않은 명성을 지닌 흑인 슈퍼히어로 블랙팬서를 연기했다.

=정말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연기했다. 내가 과연 이들을 연기할 수 있을지 없을지의 문제를 뛰어넘은 책임감이었다. 돈 때문에 이 역할을 맡겠다고 한 것도 아니다. 내가 이 영화들에 출연함으로써 어떤 문화적 영향력을 갖게 되는지를 더 고민했다. 이 캐릭터들은 내 안에 있는 영적인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줬는데 재키 로빈슨으로부터 내적인 강인함을, 제임스 브라운으로부터 두려움 없이 살 수 있는 삶의 태도를, 티찰라로부터는 흑인으로서의 역사와 전통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줬다.

-시나리오와 연출을 전공했고 연극 대본도 쓰다가 배우가 궁금해져 연기에 도전했다고 말한 적 있다. 연출가나 작가와 다른 배우만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시나리오, 연출, 연기를 모두 배우는 것이 배우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연기를 하면서도 연출자의 생각을 고민하기 때문에 농구로 비유하자면 코트 위의 감독, 그러니까 매직 존슨 같은 포인트가드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사실 영화는 연극과 확연히 다른데 연극에서는 대본이 바뀔 일이 절대 없는 반면, 시나리오는 감독과 배우가 함께 진화시킨다. 배우가 감독과 상의하면서 자신의 역할에 더 어울리는 대사로 고쳐나갈 수 있는 여지가 흥미롭다. 시나리오와 연출은 더 나은 배우가 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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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