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비디오 > 신작비디오
뉴포트 사우스
2002-04-17

비디오/메인과 단신

New Port South 감독 카일 쿠퍼 출연 블레이크 실즈, 토드 필드, 윌 에스테스, 케빈 크리스티, 멜리사 조지 장르 청춘영화 2001년 브에나비스타

감독 카일 쿠퍼, 시나리오 작가 제임스 휴즈는 <뉴 포트 사우스>가 첫번째 작품이다. 배우들도 모두 낯선 얼굴이다. <아이즈 와이드 셧> <트위스터>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토드 필드 정도가 조금 알려진 정도. 하지만 제임스 휴즈의 아버지가 존 휴즈이고, 게다가 <뉴 포트 사우스>의 제작자라면?

<뉴 포트 사우스>는 고등학생들의 방황과 갈등을 그린 청춘영화이며, 한때 존 휴즈는 ‘청춘영화의 세익스피어’라는 말을 들었던 제작자이자 감독이다. <브렉퍼스트 클럽> <페리스의 휴일>의 감독 존 휴즈는 80년대를 살아가던 사춘기 10대의 삼라만상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들이 학교에서 어떤 말을 쓰고,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무엇이 그들의 최대 관심사인지를. 그런 존 휴즈가 꽤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청춘영화라면, <뉴 포트 사우스>는 자세를 똑바로 하고 유심히 보아야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뉴포트사우스 고등학교에 다니는 매독스는 사진을 좋아하는 아웃사이더다. 특별하게 반항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부에 별 관심이 없다. 친구들도 컴퓨터나 음악, 그림 등에 열정을 쏟고 있다. 어느 날, 매독스는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있던 고등학교 선배 스탠톤이 탈출했다는 기사를 읽는다. 스탠톤은 다른 병원에 수감된 환자들까지 탈출시켜 도망을 갔다. 학교의 시스템이 자신들을 억압한다고 생각해왔던 매독스는 수소문하여 스탠톤에게 편지를 보낸다. 당신의 사상에 공감하며, 당신의 생각을 실천하겠다고. 스탠톤은 육성이 담긴 테이프를 보내온다. 주변의 학생들을 동조자로 만들고, 시험지를 훔쳐 학내에 돌려라. 그 시험지와 모든 전단에 우리들의 로고를 찍어 존재를 알려라. 마침 한 학생이 교사에게 구타당했다는 소문이 전해지자, 매독스와 친구들은 학내의 모든 벽을 전단으로 도배한다.

존 휴즈의 청춘영화는 순진하고 몽상적이었지만, <뉴 포트 사우스>는 침울하고 또 비관적이다. 학교라는 시스템과 싸우던 매독스는, 적을 닮아 점차 사악해진다. 그에게는 단지 ‘싸운다’라는 상황만이 필요하다. 진실이나, 투쟁 이후의 세상이란 것은 의미가 없다. 그렇게 매독스는 극단으로 달려간다. <뉴 포트 사우스>는 그림과 사진, 음악을 10대의 혼돈처럼 현란한 스타일로 엮어 보여준다. 꽤 감칠맛이 난다. 너무 폼을 잡다가 자주 빗겨나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힘은 있다. 그리고 닫혀 있다는 점에서, <뉴 포트 사우스>는 충분히 21세기적이다. 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