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를 하면 외롭다고 한다. 물어볼 데가 없다고도 한다. ‘그래, 이 방향이 맞아’라는 확신만 가질 수 있어도 아주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새삼스레 자영업자의 수를 나열하진 않겠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자영업으로 우리의 골목골목 가득 자리 잡은 식당들, 그 주인들이 가진 고민은 무엇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은 있을까. 죽은 상권 심폐소생 대기획 <골목식당>이 SBS에서 방송 중이다. 백종원 대표가 먹자골목이 아닌, 후미진 골목의 소규모 식당을 직접 찾아가 문제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생존법을 제시한다. 아들과 어머니가 함께 운영하는 수제버거집, 노부부의 백반집 등이 처음 도마에 오른다. 아무도 없는 식당에서 직접 맛을 보는 백종원 대표의 평가 하나하나가 주인들에게는 비수가 되고, 지켜보는 우리도 남의 일 같지 않은 긴장과 불편함에 가슴을 졸이게 된다.
이 지면에서 <집밥 백선생>이란 프로그램을 다룬 적이 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2015년 6월. 거의 3년 전이다. 그 후 백종원 대표는 <3대천왕> <푸드트럭> 등에 출연하며 연예대상에서 특별상을 받을 정도로 방송인으로도 알려졌다. 사람들은 대부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꿈을 펼치고 더불어 돈도 벌고 싶어 한다. 최근 ‘덕업일치’(=덕후의 덕질 대상과 직업이 일치하는 경우를 뜻함)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키워드가 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백종원의 프로그램에는 덕후의 숨결이 묻어 있다. 그 자신이 골목 가게에서 출발해 프랜차이즈 업계의 강자로 성장하기까지 갈고닦은 덕후로서의 노하우는 <3대천왕>이나 <푸드트럭>보다 <골목식당>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