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중이다. 1인 미디어라 불리는 유튜버와 BJ들의 타기팅이 정확한 콘텐츠들이 실질적인 조회 수를 만들어내면서 화제를 낳고 있다. 하지만 자본과 인프라를 갖춘 방송사들이 특화된 부분은 역시 존재한다. 브로드캐스팅, 즉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잠입 추리 버라이어티’라는 다소 생소한 설명을 앞에 내건 tvN의 <김무명을 찾아라>가 정규편성되었다. 아쿠아리움에 모인 정형돈, 딘딘, 정진운, 이상민, 네명의 MC는 아쿠아리스트로 변장한, 또는 진짜 아쿠아리스트인 9명의 용의자를 만난다. 이들 속에 김무명이 있다. ‘회 뜰 줄 알아요?’ ‘물범이 하루에 몇 킬로그램 먹어요?’ 등의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추리 회의를 거쳐 첫 번째 김무명을 지명한다. 그는 7년차 배우인 김민철. 경력을 쌓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지만 배우를 바라보는 우리의 입장에선 철저한 김무명씨다.
“인기를 얻기 위해서라거나 관심몰이보다는 오히려 이 기회에 자기 자신이 ‘잘 살아왔구나’라는, 좀더 확신할 수 있는 쪽으로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규편성 첫회 설계자인 배우 최민수의 말이다. 포털 사이트 메인에 뜨는 것이, 그리고 소위 ‘화제성 지수’가 방송을 만드는 목적이 되어버린 지금, 얼마 전 여기서 다룬 <알바트로스>와 같은 프로그램이 귀하게 느껴진다. <김무명을 찾아라>도 같은 길을 간다. 오락성을 바탕으로 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 자신이 있다. 무명씨가 주인공으로 자신의 이름을 말할 때,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감동에 휩싸인다. 그들이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