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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고백부부> 안 울 수가 없네

사는 데 지쳐서 이혼한 동갑내기 부부가 시간을 거슬러 1999년으로 돌아갔다. 결혼을 다루는 많은 드라마들이 그렇듯, KBS <고백부부> 역시 서로 헐뜯던 두 사람이 상대방을 이해할 기회를 얻고 결국 다시 이어지는 결말은 어렵지 않게 예측 가능하다. 현재를 긍정하기 위해 마련된 제한된 판타지가 향하는 곳은 결국 로맨스적 운명론인가 싶지만, <고백부부>가 공감의 토대로 삼는 운명은 좀더 보편적이고 거스를 수 없는 종류다. 누구나 겪고 언젠간 겪으리라 짐작하는 엄마의 죽음이 그렇다.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엄마(김미경)를 꿈인가 싶게 다시 만난 진주(장나라)가 종일 엄마를 따라다니는 장면이 있다. 마치 자기 아기의 손짓 발짓에 눈을 떼지 못하듯 “아이고 엄마”, “아휴 엄마” 소리를 내는 걸 보면, 자신도 엄마가 된 38살 딸이 엄마를 애틋해하는 모습이 딱 저럴 것 같았다. 20살 청춘으로 돌아가서도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걱정하는 진주는 불행하다는 감정만 남았던 현재에서도 울고, 과거로 와서도 자주 운다.

영업사원인 진주의 전남편 반도(손호준)도 운다. 거래처 접대와 인격모욕을 겪는 삶이 버거워서 울 때는 접대 관행에 연루되어 있는 남자의 눈물 따위 자업자득이라고 중얼거렸다. 결혼이 주제인 드라마에서 후회하는 남자의 눈물이란 참고 살아야 하는 여성에게 연민의 재료로 주어지는터라, 못난 자신이 서러워 울어도 거리를 두고 보게 된다. 하지만 딱 한번. 장모가 좋아하던 포도 상자를 두러 진주의 집 앞에 왔다가 “나도 너처럼, 장모님이 보고 싶었다고” 울먹일 때는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사후적인 말이 결코 겹치지 못하는 자리가 여기겠구나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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