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SNS를 뒤적이다가, 한 신조어에 오랫동안 눈이 머물렀다. 미국의 직장인들 사이에 유행한다는 신조어, 클로프닝(clopening). 클로징과 오프닝을 묶어낸 이 말은 상점이나 카페의 종업원이 밤늦게까지 일하다가 매장 문을 닫고 퇴근한 다음, 불과 몇 시간 뒤 새벽에 다시 출근해서 매장 문을 여는 것을 가리킨다. tvN의 복지국가 비기닝 프로젝트-<행복난민>이 복지국가의 표본 덴마크로 떠났다. 프로젝트 팀장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을 필두로 <한국이 싫어서>의 장강명 작가, 박재민 배우가 한팀을 이룬다. 화두는 우리 모두 일상적으로 되뇌는 말이다. ‘우리는 왜 이토록 힘들게 일하며 살고 있을까?’ 주 4일, 30시간을 일하면서도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이뤄낸 나라, 직장인들의 평균 퇴근시간이 오후 4시인 나라. 그냥 듣기엔 마냥 부럽기만 한 나라에 노동 전문가인 심상정 의원이 직접 간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공중파 방송의 길어지는 파업에 자괴감이 깊어지지만, 좋은 프로그램을 보면 역시 행복하다. 이미 100년 이상 노동시간에 대한 고민이 사회적으로 깊어진 나라, 그리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신의 외피를 단단히 다지고 있는 나라. 어떻게 보면 장강명 작가의 의견대로 우리는 ‘일할 때도 행복하고, 쉴 때도 행복하고 싶’은 것일 테다. 그렇다면 덴마크 현지로 떠난 행복난민들과의 만남, 예능적 요소, 노동천국이라 불리는 고능률 사회의 모순, 취재를 바탕으로 한 한국에서의 토론 등의 요소를 적절히 버무린 이 프로그램이 덴마크바라기가 아닌 행복바라기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