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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만난 영화인들⑦]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 - 대중을 배워나가는 중이다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은 누구와도 닮지 않았다. 간단해 보이지만 선이 살아 있는 작화, 역동적인 움직임과 강렬한 색채, 틀에 박히지 않은 상상력, 관습을 탈피한 자유분방한 연출은 오직 그만의 것이다.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이하 <루의 노래>)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이하 <아가씨야>)를 계기로 세계를 확장한 유아사 마사아키는 올해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와 오타와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대상을 동시에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로 불리는 세간의 평을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올해 부산에서 무려 4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가까운 나라인데, 영화 상영 기회가 없었다. 그동안 쌓여왔던 것들이 한번에 평가받는 기분이라 설레고 긴장된다. 올해 안시와 오타와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에서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루의 노래>가 2017년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1993년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 돼지>, 1995년 다카하타 이사오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이후 22년 만이다. <아가씨야>는 오타와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장편부문 대상을 받았다.-편집자). 운도 따랐다.

-<루의 노래>는 이제껏 본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이고 익숙한 서사를 따르고 있는 것 같다. 갈등 구조가 분명하고 소위 말하는 기승전결이 분명하다. 동시에 감독만의 자유분방한 에너지, 눈이 즐거운 움직임들은 여전히 살아 있다.

=장편 데뷔작인 <마인드 게임>(2004)을 만들 때는 내가 재미있는 게 남들도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평단의 반응은 좋았지만 대중적으로는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게 아쉬웠다. 사람마다 재미를 느끼는 지점이 다르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이후론 조금씩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방향들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고 <루의 노래>는 그 결과물이다.

-감독님이 받아들이고자 하는 ‘대중성’은 무엇인가.

=실험적, 예술적이라는 수식어가 달갑진 않다. 나는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할 때 내가 느끼는 감각에 집중한다. 인물의 시점에서 자기가 보이는 것만 그림으로 옮기는 거다. 실제로 모든 풍경이 다 세세하게 보이는 건 아니지 않나. 의식이 집중된 부분은 선명하게 기억에 남고 나머지는 흐릿하거나 아예 지워지기도 한다. 그 자연스런 감정 상태를 그대로 그림으로 표현해왔다. 그림체가 단순해지고 한장의 디테일보다 움직임이 강조된 건 그런 이유에서다.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그림이 아니라 오랜 고민과 계산에서 나온 산물이다.

-<마인드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확실히 달라졌다고 느낄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바뀐 건 아니다. 표현의 경로가 다양해진 거다.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데, 나는 관객의 반응을 정말 꼼꼼하게 살핀다. (웃음) 앞으로도 대중의 목소리에 대한 반영과 수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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