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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골든 서클> 매튜 본 감독, “영국과 미국 문화의 충돌을 담고 싶었다”
김현수 2017-10-12

<킹스맨: 골든 서클>(2017)의 첫 액션 장면은 ‘프린스 앤드 더 레볼루션’의 <Let’s Go Crazy>에 맞춰 영국 대표 스파이 에그시(태론 에저턴)가 적들과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는 신이다. 노래의 제목을 알아챈다면 ‘Let’s Go Crazy’가 이번 영화의 주제임을 눈치챌 것이다. 전편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에 이어 두 번째로 ‘미친’싸움을 벌이는 <킹스맨: 골든 서클>의 주인공들은 활동 무대를 영국에서 미국으로 확장하고 더욱 거칠면서 잔인하기까지 한 첩보전을 벌인다. 지난 9월 26일, 국내 개봉을 하루 앞두고 해외에 머물고 있는 매튜 본 감독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킹스맨: 골든 서클>의 연출 방향에 대해 물어봤다.

-영국의 스파이, ‘킹스맨’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스테이츠맨’들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식의 이야기를 속편의 아이디어로 구상한 계기가 무엇인가.

=전편이 거리의 소년 에그시와 킹스맨 사이의 문화적 충돌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미국과 영국 스파이 조직간의 갈등과 차이를 다룬다. 음악, 영화, 패션, 음식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떨치던 1970년대 미국 문화를 담고 싶었다. “영국과 미국이 공유하는 건 언어밖에 없는데 그것조차 실은 너무 다르다”라고 한 처칠의 말의 뜻을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다.

-첫 편집본은 지금보다 러닝타임이 길었다고 하는데 어떤 장면이 삭제됐나.

=나는 긴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는 멀린과 진저 사이의 로맨스가 연상되는 서브플롯이 꽤 길게 있었다. 포피가 파티를 벌이는 웃긴 장면도 더 있었고, 해리가 다시 트레이닝을 받는 장면도 너무 웃겼는데 아쉽게 삭제됐다. 따져보면 대략 6주 정도 작업한 분량을 덜어낸 셈이다. 영화의 리듬감과 길이를 고려한 선택이었지만, 팬들을 위해서라면 30∼40분 정도를 추가해서 다른 버전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전편에 이어 함께 작업한 각본가 제인 골드먼과의 협업 과정은 어땠나.

=내가 마구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개념을 적어 말도 안 되는 초안을 만들어 전달해주면 그녀가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듯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대본으로 엮어준다. 우리는 테니스 치듯 서로 주고받으면서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지금껏 6편의 영화를 함께했는데 모두 영화화됐다는 이유만으로도 성공적인 협력 관계다.

-줄리언 무어가 연기하는 범죄조직 보스 포피의 캐릭터 디자인이 흥미롭다. 어떻게 만들어진 캐릭터인가.

=새뮤얼 L. 잭슨이 연기한 전편의 악당 발렌타인과는 다른 악당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포피는 마거릿 대처나 마사 스튜어트 같은 여성, 정치인, 사업가들이 지닌 공통적인 면모, 보수적이면서 또 어딘가 단단한 저력을 지닌 모습에서 착안했다. 이번 영화에 트럼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묘사를 넣었다가 삭제했다는 루머가 있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우리가 촬영을 완료한 시점은 그가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기도 전이었다.

-킹스맨이나 스테이츠맨들이 쓰는 스파이 전용 무기들이 1편에서보다 더욱 다양하고 화려해졌다. 상대적으로 액션 규모도 거대해진 것 같은데 전편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은 아닌가.

=이번에 등장하는 무기는 미국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야구방망이를 활용한 무기나 서류가방 기관총, 전기빔 올가미 등이 등장한다. 단지 규모를 키우려 했다기보다는 이야기 안에서 어색하지 않은, 자연적인 것들을 선택한 결과다. 속편에서 무조건 거대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전편보다 나은 것을 보여주려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참고로 이번 영화의 엔딩에는 3편에 대한 힌트가 상당 부분 들어가 있다. 제작 여부는 <킹스맨: 골든 서클>의 한국 흥행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 많이 봐달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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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