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이 산다. 별일이 너무 많아 별일 없는 척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요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말을 거는 작가들이 있다. 최근 웹툰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든 이후 가장 반가운 일은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씨네21>에서 웹툰 작가들과의 만남을 다시 주선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즈음 그저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놓는 작가들이 하나둘 눈에 띄었다. 각자 손이 닿는 범주에서 자신의 세계를 갈고닦는 중인 젊은 작가들은 시류에 관계없이 올곧게 자기 소리를 낸다. 그래서 믿음직스럽고 그렇기에 더 공감이 된다. 김정연, 앙꼬, 정유미, 킵고잉 네명의 작가를 만화가 혹은 웹툰 작가, 더 넓게는 애니메이션 작가라고 묶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고민 끝에 도달한 이들의 답을 단순히 ‘대안’이라는 카테고리로 묶고 싶지도 않다. 여기 시대와 호흡하는 작가들이 있다. 어쩌면 우리의 초상인 것만 같은 이들의 답변이 별일 많은 세상에 적지 않은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