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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김선태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주현 사진 최성열 2017-02-23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은 문화 소외 지역에 영화관을 짓고 운영해오고 있다. 2010년 11월 전북 장수에 1호점 한누리시네마를 연 것을 시작으로 2016년에 19번째 작은영화관 뚜루가 강원도 철원에 터를 잡았다. 올해 4월엔 전남 완도에 20번째 작은영화관이, 5월엔 강원도 정선에 21번째 작은영화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작은영화관 사업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자리잡게 한 김선태 이사장을 만났다.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은 어떻게 시작했나.

=2005년쯤, 디지털시네마 기술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을 만들었다. 그 시절 영화를 자주 보러 다녔는데 아직도 영화가 필름으로 상영되는 것을 알고 ‘왜 아직도 필름이지?’라는 호기심이 생겼다. 디지털시네마 시스템이 극장에 도입되면 운영 경비가 대폭 줄어들어 작은영화관 운영이 가능할 것 같았다.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삼성건설에서 일했는데, 건축도 알고, 디지털시네마 기술도 알고 있으니 ‘그럼 영화관을 지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작은영화관과 관련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그런데 왜 소도시에 영화관이 없는지 그 이유를 알겠더라. 극장을 지으려면 투자비가 10억원은 들어가야 되는데 도무지 투자비 회수가 안 되는 구조였다. 그러다 생각한 게, 인프라는 정부에서 투자하고 운영은 민간이 하는 거였다.

-지자체의 협조가 중요했겠다.

=작은영화관 사업 제안서를 전국 군청에 100통쯤 돌렸다. 연락은 딱 한곳에서 왔다. 작은영화관 1호점이 들어선 전라북도 장수군이었다. 군청에선 ‘이곳에 영화관을 지으면 지원금 없이 잘 운영할 수 있겠냐, 10억원 들여서 극장 지었는데 금방 문 닫으면 예산 낭비로 우리도 곤란해진다’고 재차 확인하더라. 그래서 3년간 적자가 나도 영화관을 책임지고 운영하겠다는 계약서를 썼다. 실제로 3년간 적자가 났고. (웃음)

-적자가 났는데도 3년 뒤 작은영화관 2호점을 전북 임실에 열었다.

=벤처기업으로 번 돈으로 작은영화관 사업의 적자를 메웠다. (웃음) 장수군은 인구 2만3천명 정도의 작은 도시다. 장수에서 성공하면 전국 어디서든 이 사업은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3년간 적자를 봤지만 관람객은 꾸준히 증가했다. 영화를 모르던 사람들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장수 영화관 소식을 알게 된 전북 도지사가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도비 지원이 이루어졌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비 지원도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한 사업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사업은 시동이 걸렸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영화관은 우리 것이 아니더라. 정부로부터 영화관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만약 계약기간이 끝나면 다시 위탁 가능할까 싶었다. 배부른 수익은 아니지만 이것도 수익이라고, 지역 내 이권 싸움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선택을 해야 했다. 주식회사로 운영하면서 돈을 벌다가 재계약되지 않으면 쫓겨나거나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어 공익화하는 대신 돈을 포기하거나. (웃음) 결국 후자를 택했고, 2014년 7월에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을 정식으로 설립했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

=개관식할 때다. 영월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 개관식 때는 영화도 무료고 팝콘도 무료라서 영화관 앞이 장사진을 이룬다. 그런데 한 꼬마가 “매진됐어요? 내일도 (영화)해요?” 하고 묻더라. 지금까지 영월 주민들에게 영화란 하루 상영하고 끝인 이벤트였다. 아이한테 내일도 하고, 모레도 한다고 했더니 좋아하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이 사업을 하는 이유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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