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의 스포츠 타임라인으로 시작하는 KBS의 <한눈에 스포츠>. 공영방송사와 닮은꼴인 제목이야 어쨌든, 새로운 시도임에는 분명하다. 기존의 심심하고 전형적인 카메라워크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메인 앵커의 상반신을 광각 카메라의 줌인으로, 그것도 핸드헬드 느낌으로 흔들어주며 스포츠의 다이내믹함을 전한다. 몇 대 몇의 스코어와 선수들 소식을 단신과 리포트로 전하던 스포츠 뉴스 형식에서 벗어나, 스포츠 쇼의 느낌을 예능에서 차용해 온다. 속도감 있는 편집과 짧은 코너들은 모바일 콘텐츠를 겨냥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시청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뉴스, 소트니코바와 김연아의 금메달 논쟁이나 프로야구 FA 100억원 시대의 명암 등에 대한 분석적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 동사의 스포츠국에서 만든 <스포츠 이야기 운동화>가 새로운 형식의 스포츠 토크의 장을 열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스포츠 쇼의 새로운 포지셔닝을 노리고 있는 듯 보인다. 공중파는 지금 치열한 생존경쟁 중이다. 아이디어와 화제성을 바탕으로 한 가벼운 몸놀림으로 영역을 확장 중인 종편과의 싸움에선 이미 밀리고 있다. 포털 사이트들도 대중과의 강력한 접점을 이용한 자체 콘텐츠를 양산 중이다. 광고 시장에선 이미 네이버에, CJ그룹에 밀려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시청자로 하여금 공중파를 보게 하는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이미 한참 늦긴 했다)다. 이 화두에서 노하우와 물량 투입에서 이미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스포츠는 하나의 해결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공중파의 이런 노력이 결국 시청자에게 발전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보다 훨씬 명확한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