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은 영화를 만들고 배우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비평가는 글을 짓는다. 이 세 영역의 공통분모는 “자신만의 실력으로 실재하는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데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영화영상 관련 전공을 선택한 이들의 소양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면접·실기고사는 필수조건이다. 해가 갈수록 영화영상 관련 학과의 면접·실기고사 유형은 외연을 넓히며 진화하고 있다. 이 정시모집을 기준으로 전국 영화영상 관련 학과들의 면접·실기고사 유형을 두루 살펴 운영이 돋보이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다. 모쪼록 면접·실기고사 준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호준
면접고사는 학생의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적극성, 자신감 등의 인성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다. 호서대학교는 ‘기본사고능력’, ‘전공적성’, ‘인성’을 평가 항목으로 삼는다. 인적사항을 기록한 OMR 카드를 면접관에게 제출하고, 약 15분간 문제의 답변을 정리한 수첩을 활용해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이 이채롭다. 목원대학교의 경우는 2명 이상의 면접관이 여러 명의 학생을 동시에 평가하는, 다 대 다 면접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면접관의 입장에서 학생에 대한 비교평가가 용이하지만 반대로 학생에게는 경쟁자간의 비교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진대학교 영화전공(연출·스탭)은 질의응답을 통해 영화에 대한 열의와 전문성을 파악하는 심층면접이 이루어지고 있다. 면접이 성적 산출 비율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각별한 대비를 요한다.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발한 생각과 인성이다. 좋은 인성을 지닌 학생이 창의적인 경우가 많다. 또 영화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간절함과 명분이 뒷받침돼야 면접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 한우정 학부장의 면접을 위한 조언이다.
크게 연기, 이론·연출 계열로 구분되는 실기고사는 학과마다 특색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 국민대학교 영화전공은 수시모집에서 실기우수자전형을 통해 ‘스토리보드 구성’ 실기를 채택했다. 스토리보드 구성은 90분간 제시된 소설, 시 등 문학작품의 한 부분을 읽은 다음 그 작품의 장면을 분석해 스토리보드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작품분석’, ‘구성’, ‘창의성’ 세 부문으로 나누어 평가한다. 자신이 의도하는 주제와 표현을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그림 실력이 요구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연기는 이론·연출에 비해 실기 비중이 높은 편이며, 단계별 테스트를 두고 연기 외에도 노래, 춤, 작품 해석 등 다양한 능력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학생의 끼뿐 아니라 작품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소양을 갖춘 인재 선발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라고 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와 동국대학교 연극학부는 수시모집에서 1단계 기초실기 100%, 2단계에서 종합실기 70%(동국대학교는 60%)를 반영한다. 큰 틀에서 기초실기는 특정 작품을 선택해 대사, (상황)연기를 펼치는 것이며, 종합실기는 지정 연기 혹은 자유 연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력, 연극 예술과 관련된 특기 등을 평가한다. 평가 내용과 방법에 다소 차이가 있으니 각 학교 홈페이지를 참조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