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2억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는 시대다. 한국 관객의 연평균 영화 관람 빈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영화는 다른 문화예술을 압도하는 관람률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만큼 향유할 문화예술의 세계가 좁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중독적인 문화 콘텐츠는 많지만 생활의 피로를 해소할 만한 콘텐츠는 드물다. 새로운 차원의 예술가와 기술자, 교육자들을 길러내는 문화예술 관련 학과들의 노력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의 교육방침은 주목할 만하다. 문화예술이라고 하면 다수의 대학들이 주류 위주로 다루지만 경희사이버대학교가 집중하는 것은 대안문화다. 문화예술경영학과 전한호 교수는 “최근 생명권에 버금가는 ‘문화예술향유권’이란 개념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 모두가 각자 자기 자리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일궈나가는 삶을 목적으로 한다는 의미다. 방치되었던 대안문화에 대한 교육이 우리 학과만이 가진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관심은 인디문화론, 다문화예술기획, 지역문화예술기획, 공공예술론 등 학과의 커리큘럼으로 나타난다.
서울사이버대학교 콘텐츠기획·제작학과 또한 콘텐츠의 발전 속도가 아닌 방향을 고민하며 최근 학과를 개편했다. 콘텐츠기획·제작학과 이성태 교수는 “우리 사회는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지만 그 콘텐츠들이 사람을 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인문학을 다루는 교양과목들을 보강했다. 또 학과 차원에서 철학, 역사 등 사유를 요하는 양서를 선정해 재학생들은 물론 일반 시민과 북셰어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추계예술대학교 영상시나리오과는 오래도록 두루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스토리텔링의 힘을 강조한다. 글쓰기의 각 단계에서 필요한 문장론, 인물론, 구조론 등 세분화된 수업을 실시하며 극영화 시나리오, 애니메이션대본, TV드라마대본 등 다양한 장르의 대본 쓰기를 연습한다. 각 매체에 대한 이해는 기본, 인문학 교육을 밑바탕으로 하며 예술과 문학에 대한 미학적, 철학적, 사회적 고민을 동반한다. 한편 같은 대학의 영상비즈니스과는 콘텐츠 비즈니스의 모범적 커리큘럼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를 거듭한다. ‘예술철학’, ‘생활철학과 사회봉사’ 등 콘텐츠의 가치를 탐구하는 과목들은 물론 경제학, 경영학 같은 비즈니스의 도구를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한 커리큘럼을 마련해 실력 있고 균형 잡힌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가를 양성한다.
영화 이외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인을 길러내는 학과들도 학부 차원에서 독창적 콘텐츠를 개발하며 미래 콘텐츠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한다.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 뮤지컬과에서는 학부 차원에서 다양한 창작 뮤지컬을 개발하고 공연한다. 최근 뮤지컬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DS뮤지컬 컴퍼니와 산학협동으로 창작 뮤지컬 을 제작해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순천향대학교는 내년부터 영화애니메이션학과에서 디지털애니메이션학과를 따로 분리해 독립적인 발전을 모색한다. 학교쪽은 첨단 시설의 기자재와 스튜디오를 제공함은 물론, 공학계 학과들과 융합 교육을 추진하며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국산 애니메이션들을 창작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