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피플 > people
[people] <원피스 필름 골드> 강수진 성우
윤혜지 사진 백종헌 2016-12-15

목소리만 들어도 안다. 누군가는 더빙 외화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떠올릴 것이고, 누군가는 <원피스> 시리즈의 루피 또는 <명탐정 코난> 시리즈의 남도일을 떠올릴 거다. 강수진 성우는 1988년 KBS 성우극회 21기로 데뷔한 뒤 29년째 현업 성우로 목소리 연기를 하고 있다. 2003년 KBS2에서 <원피스> TV시리즈 최초 정식 방영 때부터 루피 목소리 연기를 했고, 최근 연기한 <원피스 필름 골드>는 3년 만에 개봉하는 <원피스> 극장판이다.

-루피는 유독 고함을 지르는 장면이 많은데 루피를 연기할 때 생각하는 포인트는.

=소리를 지르는 등의 기능적인 연기는 기술 훈련과 목 관리를 꾸준히 하면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루피는 선하고 정의감 넘친다는 걸 빼면 성격적 결함이 많은 캐릭터다. (웃음) 그런 성격을 어떻게 소리로 드러내느냐에 중점을 두고 연기한다.

-캐릭터 성장에 따라 목소리 연기도 다르게 하나.

=그들의 물리적인 나이보다도 캐릭터 이미지를 지속하는 게 더 중요한데 문제는 내가 나이를 먹는다는 거다. 꾸준히 운동하고 컨디션 관리를 한다. 또 감성이 늙지 않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지나치게 단순하고 정신연령이 낮은 친구들을 연기하는 일이다보니 소년적 감성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평생 철부지로 살려니 쉽지 않다. (웃음)

-새 시리즈 <원피스 필름 골드>에서 특별히 마음에 든 장면은.

=루피가 주인공이지만 이번 작품만큼은 나미와 카리나의 우정과 경쟁, 라이벌 의식에서 오는 사건들이 흥미롭다.

-최근 <SNL 코리아> ‘심형탁 편’에서 ‘오덕고 교장’으로 출연했다. 직접 연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다 덕후님들 덕이다. (웃음) 만일 연기를 하고자 한다면 성우로서 지금의 내 입지를 생각하지 않고 신인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해야 할 것 같다.

-스스로 꼽는 자신의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목소리 연기를 맡았고 그중에선 <길버트 그레이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첫 디카프리오 연기였다. 애니메이션 중에선 역시 루피를 가장 아낀다. <원피스>와 <이누야샤>는 작품 자체로도 좋아하고 캐릭터들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법하다. <알라딘>과 <란마 1/2>은 애니메이션 성우로서 세상에 날 알린 계기가 된 작품이다.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 웹라디오 <우락부락 판타지>(2006)의 사례 등을 보면 성우들의 영역 확대를 위해 선배로서 노력하는 것 같다.

=선도적으로 여러 시도를 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성우 문화를 대중화시키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다. 요즘엔 성우들이 하는 팟캐스트나 웹라디오가 늘어서 기쁘다. 많은 선후배 성우들이 다들 콘텐츠 개발이든 인재 개발이든 성우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궁리하고 있다.

-그 밖에도 현업 성우로서 고민하는 다른 이슈는 무엇이 있나.

=제작 여건의 한계 때문에 지금은 녹음하기 얼마 전 대본과 영상을 받아 개인적으로만 부랴부랴 준비를 하는데, 우리도 일본처럼 더빙 콘텐츠를 제작할 때 제작진과 더빙 연기자가 같이 모여서 콘텐츠에 관해 토론하는 등 준비 과정이 더 탄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예인 더빙 유행도, 성우의 더빙 영역에 인기 연예인이 참여하는 것 자체는 환영이다. 다만 한동안 붐이 일었다 다시 잠잠해진 건 더빙판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연예인의 인기가 티켓 파워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일 거다. 더빙판의 허술한 완성도로 더빙판 자체가 재미없다는 인식이 생기는 게 안타깝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