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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각종 증거에도 대정부 투쟁할 수 없다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궤변
조종국 2016-12-09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을 둘러싼 민망한 추문이 여지없이 사실로 확인되는 소용돌이 속에서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사태’의 배경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도 몇 가지 드러났다. 최근 공개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 당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부산영화제 탄압을 지시한 구체적인 정황이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부산영화제는 꿀 먹은 벙어리다. ‘문화융성’을 앞세운 추악한 권력 놀음의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부산영화제는 그 직격탄을 맞았다는 사실까지 드러났음에도 뒷짐을 지고 있다. 최근 부산지역의 영화 관련, 문화예술, 시민단체가 그동안 정부 행태에 대한 규탄대회도 열고 간담회도 개최했다. 부산영화제에 대한 탄압의 실체도 명백해졌으니 규탄대회와 시국간담회 등에 적극 참여해서 한목소리를 내달라는 이들의 요청을 부산영화제는 단박에 거절했다. 부산영화제 집행부의 한 고위 인사는 “그럼 부산영화제가 대정부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대통령의 전 비서실장이 직접 개입해서 부산영화제 탄압을 지휘한 구체적인 근거까지 나왔는데도, 정부를 비판하고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전 국민 저항운동에 부산영화제는 동참할 수 없다는 것은 무슨 궤변인가. 김동호 부산영화제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지 않는 영화계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김동호 이사장은 부산영화제 사태가 벌어졌을 때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이었다. 그는 당시 부산영화제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단 한마디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장본인이 당시 김동호 위원장 휘하의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이었다. 김동호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최초의 문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고, 새마을운동을 찬양하는 일에도 복무했다. 김동호 이사장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산영화제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동호 이사장은 부산영화제의 구원 투수가 아니다. 부산시와 정부(권)에서 내세운 마무리 투수였다. 부산시장이 벼랑까지 내몬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김동호 이사장은 벼랑 끝으로 떠미는 역할을 했다. 부산영화제의 정상화는 김동호 이사장의 퇴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용관의 명예회복’을 운운하며 김동호 이사장에게 이토록 관대한 영화계는 비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