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gotiator 1998년,
감독 F. 게리 그레이
출연 사무엘 L. 잭슨, 케빈 스페이시
ONC 3월10일(토) 밤 10시
문제는 파트너다. 영화 <네고시에이터>는 기묘한 인질극영화다. 협상 전문가가 위험한 덫에 걸린 뒤 인질극으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딜레마에
봉착하는 것이다. 아는 게 그것밖에 없으므로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겠지만.
인질협상 전문가이자 감사과 소속의 경찰 대니는 경찰연금 횡령사건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 동료와 함께 수사에 착수하는 대니. 그런데 동료가
갑자기 살해되고 현장에 있던 대니가 혐의를 뒤집어쓴다.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인질극을 벌이게 된 대니는 조건을 내세운다. 협상 전문가라고
공인받는 세비안을 협상 파트너로 선택하는 것. 얼결에 사건을 떠맡은 세비안은 경찰 간부들의 모습을 보면서 뭔가 미심쩍은 기분을 느끼고 차츰
대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간부들은 세비안에게 압력을 행사하면서 빨리 사건을 종결하려고 든다.
F. 게리 그레이는 <셋 잇 오프>(1996)라는 영화로 친숙한 감독이다. 이 영화에서 게리 그레이 감독은 LA에서 사는 네명의 흑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이 총을 든 은행강도로 돌변하는 이야기를 재치있는 장르영화로 빚어낸 바 있다. 지나치게 룰에 얽매이지 않는 범죄영화를
만드는 데 소질이 있음을 증명한 셈인데 <네고시에이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영화다. <네고시에이터>에서 돋보이는 것은 배우들의 호연이다.
새뮤얼 잭슨과 케빈 스페이시는 쉽게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영화 대부분을 목소리만으로 소통하면서 극을 이끌어간다. 두 연기자가 일궈내는
팽팽한 긴장감과 종반까지 내뻗는 이들의 ‘머리굴리기’ 싸움이 영화를 흥미롭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