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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한뼘 더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위키드>

책이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 한 작가가 맘에 들면 소위 ‘올킬’하는 방법을 쓰곤 한다. 줌파 라히리의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을 읽고 맘에 들었다면 그녀의 전작을 사들이는 식이다. 그런 방식은 최소 5할 이상의 확률로, 효율적이었다.

<슈퍼스타 K> 시리즈로 기획력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Mnet의 김용범 PD. 그의 전작인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를 흥미롭게 보았던 시청자로서, 그가 최근 시작한 프로그램 <위키드>에 자연스레 눈이 갔다.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 <엠카운트다운> 등과 나란히 Mnet의 대표 음악 프로그램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전 국민 동심저격 뮤직쇼’ <위키드>. 어린이판 <슈퍼스타 K>라고 할까. 1983년 시작되어 2011년 막을 내린 <MBC 창작 동요제>의 예능 버라이어티 오디션 버전이라고 할까. 어쨌든 아이들이 나와서 동요를 부르고, 유연석, 박보영, 타이거JK 중에 자신의 팀이 될 선생님을 선택한다. 합숙이 있기에 다큐가 들어가고, 다양한 아이들이 나오기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깔린다. ‘꿈의 동요공장’이란 캐치프레이즈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위키드>(Wekid)라는 제목은 뮤지컬 <위키드>(Wicked)에 상상력을 빚지고 있는 듯하다. 물론 ‘사악함’보다는 ‘성장’과 ‘우정’에 초점이 있다. 에메랄드빛 무대 조명과 움파룸파족이 떠오르는 환상적인 공간도 눈에 띈다. 그런데 뮤지컬 <위키드>의 마녀들이 어린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어른들의 눈으로 동심을 봐야 하는 한계 때문일까. 4월7일 목요일 ‘창작동요대전’으로 일단 막을 내린 <위키드>가 시즌2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심플하고 순수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어린이의 마음이 두 스푼 이상 더 필요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