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히티=글·사진 김성훈 취재지원 주한 프랑스 문화원, 프랑스 관광청, 타히티 관광청 본청(Tahiti Tourisme), 피포(FIFO) 기자를 두고 누군가는 “재패니즈(일본인)?”냐고 묻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셰셰”라고 인사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한국에서 왔어”라고 얘기하면 10명 중 예닐곱은 “남쪽에서 왔니? 아니면 북쪽에서 왔니?”라고 큰 관심을 보인다. 남쪽에서 왔다고 얘기하면 여자들은 “K(Korea의 약자) 영화와 드라마 애청자야”라고 반가워하고, 남성들은 “우리 아내가 K 영화에 푹 빠졌어. 지금 집에서 K 드라마 보고 있을 시간이야”라고 큰소리로 웃는다. 중국인과 일본인에 비해 한국인은 타히티에서 희귀종인 까닭에 존재만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니 몸 둘 바를 모르며 지내고 있다. 타히티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신혼여행지? 맞다. 화가 고갱이 사랑한 섬? 그것도 맞다. 타히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면 세계 지도를 한번 보시라.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보다 남미 방향으로 이동해보면 119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섬나라를 발견할 수 있을 거다. 기자가 인천공항에서 총 15시간 가까이 걸리고, 비행기를 한 번 갈아타야하는 이곳까지 온 까닭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가장 큰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제13회 오세아니아 다큐멘터리 영화제(이하 피포(FIFO), Festival International Du Film Documentaire Oceanien)가 2월2일(현지시간) 오전 8시 타히티의 메종 드 라 컬쳐(maison de la culture)에서 개막했다. 두 개의 상영관으로 이루어진 이곳에서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에두아르도 프리치 대통령을 포함해 타히티 시장인 미셸 빌라드, 왈레스 코트라 피포 집행위원장이 개막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다. 개막식이 열리기 하루 전날인 지난 2월1일,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압데라만 시사코 감독의 가 특별 상영돼 축제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장악한 아프리카 말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영됐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특별상영 를 비롯해 경쟁부문 11편, 비경쟁부문 18편, 단편 다큐멘터리 5편, 타히티, 바누아투, 월리스, 뉴칼레도니아, 라파누이 등 남태평양의 여러 섬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8편 등이 상영된다. 이밖에도 관객과의 대화, 시나리오 쓰기 마라톤 대회, 시나리오 워크숍, 아이패드 촬영과 편집 워크숍, 촬영 워크숍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제13회 피포는 1월30일부터 2월7일까지 타히티에서 열린다. 긴 참관기는 에서 확인하면 된다.
피포 자원활동가들, 개막식에서 “피포~ 피포~”가 반복되는 중독성 강한 노래를 불렀다.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이 수화기를 들고 소감을 전하는 이벤트. 기자도 붙잡혀 영어로 솰라솰라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