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새로운 50년을 맞아 새로운 시도
‘나와 세상을 바꾸는 인문교육’을 모토로 한 창비학당이 2016년 2월 문을 엽니다. 창비학당은 창비와 세교연구소가 공동으로 설립한 열린 배움터입니다. 독자들과 소통하는 인문 사회 교육을 통해 더 큰 출판의 내일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창비학당은 계간 <창작과비평> 창간 50주년을 맞아 책과 콘텐츠를 둘러싼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부응하고 독자대중과 더욱 가깝게 만나 소통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창비학당은 인문교육, 문예교육뿐 아니라 진보적 사회혁신 담론의 대중화, 새로운 독자 세대 발굴, 혁신활동가․연구자 매개 및 지원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연구 및 대중강좌 사업을 펼칠 것입니다. 특히 창비학당 자체의 연구/강좌뿐 아니라 외부 기관/단체와 연대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할 것입니다.
2월 15일 개강하는 제1기에는 사회/역사/문예/친구 강좌로 모두 12개의 강좌가 개설됩니다.
역사/사회/문예/친구 12개의 깊고 알찬 강좌 선보이다
역사강좌―교실 밖에서 만나는 ‘진짜 올바른’ 역사 수업
이번 창비학당의 역사강좌는 역사적 쟁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사실과 그에 따른 해석이라는 역사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강좌로 꾸려졌습니다. 한국 고•중세사•근대사•현대사 3개 강좌를 개설하고, 각 강좌별로 우리 역사의 핵심 주제를 뽑아 8강 이상의 구성으로 시민들을 맞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역사학계의 입장을 반영하듯, 참여하는 강사들의 면모도 화려합니다. 고대사의 임기환•송호정•강종훈, 중세사의 도현철•안병우•한명기, 근대사의 배항섭•이기훈•이준식, 현대사의 박태균•정병준•한홍구 등 명망 있는 역사학자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국학진흥원•동아시아학술원 등 학계 대표 기관과 한국역사연구회•역사문제연구소•민족문제연구소 등 대표 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신진연구자까지를 아우르는 강사진입니다. 총 25명의 강사진은 모두 정치적 쟁점으로 소비되는 역사가 아닌 사실과 사료에 기초한 연구를 오랫동안 지속해온 학자들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들이 대학 강단을 벗어나 시민대중강좌를 하게 된 것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이슈가 가장 주효했지만, 정치와 외교 모든 면에서 과거의 역사를 반복하는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 대한 우려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강의실 안팎에서 적극적으로 일반 시민들을 만나온 이들이기에 창비학당 역사강좌에 참여하는 강사들의 의지는 남다릅니다.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새삼 떠올릴 것도 없이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 역시 분명합니다. 역사적 쟁점의 핵심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사실과 해석의 경계를 분명하게 알려주며 비판적 안목을 키워줄 이번 창비학당 역사강좌를 통해 참여자들의 역사 상식과 마인드가 한층 더 성숙해지길 기대합니다.
사회강좌―나의 삶과 우리의 삶을 변혁하는 운동성 회복의 장을 열다
성숙하고 민주적인 시민사회 형성과 운동성 회복을 지향해온 창비 정신을 강좌로 풀어내려는 노력을 제1기 창비학당의 사회강좌가 맡습니다. 군 인권 실태 파악을 기반으로 군대와 인권의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하는 <한국에서 군대는 어떻게 ‘사회문제’가 되었나?> 강좌에는 군인권센터 센터장 임태훈을 비롯해 군사안보 전문가 김종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연구해온 임재성 등 8인의 강사가 나섭니다. <성 소수자 한국 사회를 질문하다> 강좌에서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같은 성소수자들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현실에 처해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한국사회의 인권, 민주주의, 종교, 의료, 진보 등에 관해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나라 안팎의 초대형 난제들을 푸는 키워드로 ‘사회 혁신’을 주장하는 김병권은 <삶을 바꾸는 또 하나의 방법, 사회 혁신> 8강에 걸쳐 사회 혁신의 개념, 이론, 사례, 정책 등을 설명합니다.
문예강좌―글쓰기와 문화 읽기
시민강좌의 백미이자 가장 인기 있는 창작강좌도 창비학당에서 충실하고 내실있게 마련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문학에 기여해온 창비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창작강좌는 시/소설/그림책 창작으로 나눠 각각 시인 신용목, 소설가 조해진, 어린이책 작가 송미경이 진행합니다. 앞으로도 창작강좌는 여러 장르로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또 문학평론가 정홍수가 맡은 강좌 <다시, 문학이란 무엇인가?>는 문학작품을 함께 읽으며 문학의 의미와 미래의 문학을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문예강좌는 창비학당 수강신청 개시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강좌로 곧 마감될 것으로 보입니다.
친구강좌―‘리영희 함께 읽기’
창비학당은 자체 기획 강좌 외에도 여러 사회단체와 외부기관과 연대하는 ‘친구강좌’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으로, 이번 1기에는 리영희재단이 주관하는 ‘리영희 함께 읽기’ 강좌를 개설합니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인 故 리영희 선생의 텍스트를 함께 읽고 토론하는 강좌로 박명림․박태균․김동춘․서중석․김정남 등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는 연구와 활동을 해왔던 여러 학자들이 강사로 나섭니다.
창비학당, 시민사회․지식사회 네트워크의 허브
창비학당은 지난 2015년 12월 새로 선보인 서교동의 창비 서교빌딩 지하 2층에 위치한, 총 100여명 수용 가능한 대형 컨퍼런스홀과 20~30명 수용 가능한 강의실 등에서 평일 오후 7시부터 2~3개 강좌가 매일 진행될 예정입니다. 2월 15일 개강하여 4월 18일까지 계속되는 제1기 강좌 후에는 3개월 단위로 강좌를 기획해 운영합니다.
창비학당이 위치한 창비 서교빌딩의 1층에는 지난 2015년 12월에 오픈한 ‘까페창비’가 있어 서교동 일대의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출판사 창비와 창비학당은 서교동과 마포 주민들은 물론이고 책과 문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쉼터이나 배움터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기획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