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독립/단편 영화계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마인드를 가지고 PPL이나 현물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지원을 유치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의 고영민 감독은 극중에서 사용되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SK글로벌에서 현물지원 받았으며, 브랜드 로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LG화재에서 제작비 300만원을 지원받았다. 영화 속 소품으로 노트를 사용하면서 문구회사 바른손에서 300만원을 받은 민동현 감독의 <외계의 19호 계획> 역시 PPL을 활용한 예.
김지현 감독의 <뽀삐>는 아예 ‘지원영화’를 표방하고 나섰다. CJ-CGV 사전지원금 2500만원에 영진위 지원금 750만원, 그리고 기업들의 협찬으로 촬영진행비를 충당하고 있는 것. 강아지를 등장시킨 영화이기 때문에 개 사료업체 ‘퓨리나’에서 사료를, 그리고 영화제목과 같은 제지업체 유한킴벌리에서 화장지를 각각 500만원어치씩 현물협찬 받았다. 장소를 빌려주는 카페에는 화장지로 사례를 대신하고, 동물병원이나 애견샵의 촬영비는 강아지 사료로 지불하는 독특한 ‘물물거래’ 방식으로 제작진행중. <뽀삐>의 이진숙 PD는 “독립영화라고는 하지만 극장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고, 요즘은 영화에 호의적인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스폰서 유치가 힘들지만은 않았다”고 말한다. 앞으로 관객 선물 유치 등 마케팅 단계에서도 기업의 협찬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편 옴니버스 성인영화 <사자성어>는 새로운 투자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케이스다. 비디오제작 및 영화투자회사인 스타맥스와 함께 대만계 증권회사인 KGI사에서 1억원씩의 제작비 투자를 받은 것. “연극, 음악, 공연 등 문화사업쪽으로의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던 KGI측과 서로 수요가 적절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 김일권 PD의 얘기다.
“독립영화 감독이라면 예술적 비전 못지 않게 메이저 배급사보다 더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하다.” 미국 독립영화의 대명사 트로마 프로덕션의 제작자 로이드 카우프먼의 이 말이 100% 옳다고는 할 수 없어도, 우리에게 던져주는 울림은 크다. ▶ 고영민 감독의 고군분투 영화찍기로 본 독립영화의 경제학 (1)
▶ 고영민 감독의 고군분투 영화찍기로 본 독립영화의 경제학 (2)
▶ 독립영화 지원, 어떻게 이루어지나
▶ 다른 단편.독립 영화들 어떻게 찍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