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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응답하라, 수학!

<수학남녀>

요즘 다시 <응답하라> 시리즈가 인기를 얻고 있다. 86아시안게임이 있었고, 88올림픽이 있었던 그 시기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를 생각해보면 박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 살짝만 기억을 더듬어봐도 초등학생 시절 산수완성, 이달학습, 다달학습에 이어 중학생 때는 마스터 수학, 하이레벨, 고등학생 때는 정석, 집중탐구. 그렇게 많은 문제집을 풀었는데도 왜 수학은 포기하게 되었을까. 하다못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할인쿠폰을 어떻게 적용하면 이익인지, 40% 세일에 추가 20% 세일을 하면 도대체 그 옷이 얼마인지 열 손가락을 다 동원하고 나서도 쉽게 알아내지 못한다.

왜 그랬을까 지금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확실했던 건 수학이 재미가 없었다.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공식으로만 풀던 문제들은 방정식 수준에서는 통했지만, 미적분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라디오를 들으며 새로운 곡을 녹음하는 것, 세계사 시간에 로마의 역사를 배우는 것은 재미있었지만, 수학은 나에게 그 어떤 재미도 상상도 주지 않았던 것 같다.

서론이 길었다. 하지만 그만큼 이 프로그램이 나에게 다시 새로운 동기를 부여해주고 있다. EBS에서 새로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 <수학남녀>다.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1시40분부터 5분간 방영된다. 이런 편성시간을 보면 공중파 본방이 주목적이라기보다는 모바일과 웹을 노린 간편한 콘텐츠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노하우는 국내 최고일 듯한 EBS답게, 그 내용이 매우 충실하다. 결국 나는 이 <수학남녀>를 통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어플 할인 20%와 통신사 할인 15% 중 어느 쪽을 먼저 써야 이득인지를 깨달았다. 둘 다 똑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