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칼럼 > TView
[김호상의 TVIEW] 탕수육과 아버지

MBC <위대한 유산>

일본의 한 우유 회사의 지면광고였던가. 푸른 숲속에서 뛰놀고 있는 작은 아이의 사진, 그리고 그 옆의 카피는 이렇다. ‘어린 네가 올해의 여름을 잊어버려도, 엄마는 계속 기억해둘게.’ 최근 다시 조명받고 있는 사진집인 <윤미네 집>에서도 우리는 그 비슷한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윤미씨와 그 어머니의 사진으로 가득한 책 속에서 아버지의 사진은, 화장대의 거울에 비친 단 한장.

“남은 인생을 50년이라고 할 때, 일하는 시간 14년 9개월. 스마트폰 및 컴퓨터하는 시간이 10년 1개월. 그리고 취미생활 및 혼자 있는 시간이 7년 6개월….” 화면 한쪽에 흐르는 자막으로 우리의 인생을 각자 되돌아보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MBC에서 방송 중이다. <위대한 유산>. 4명의 연예인이 나오고, 그들의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등장한다. 연기자 강지섭은 아버지의 중화요릿 집에서 탕수육을 배우고, 배달을 한다. 걸그룹 AOA의 찬미는 세 자매를 혼자 키워온 어머니의 미용실에서 초보 미용사가 된다. 임권택 감독의 아들인 배우 권현상은 아버지의 위대함에 처음으로 직접 대면하여 부자간의 간극을 메워간다. 부활의 김태원은 자폐 증세가 있는 아들 우현과 자전거를 타고, 숫자를 가르치고, 아들이 처음 주문해 가져다준 햄버거를 먹는다.

부모 자식간 또는 다른 가족간의 관계를 그려내고 또한 회복하려는 시도를 담은 다큐와 예능은 많다. 하지만 부모의 직업과 삶의 이해를 통해 ‘위대한 유산’을 그려내려는 시도는 단순하지만은 않다. 그리고 이러한 단단한 컨셉을 바탕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많은 이야깃거리를 담아낼 수 있고, 그 생명력 또한 짧지는 않아 보인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