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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우리나라의 슈가맨, 슈가송을 찾아서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미국 디트로이트 출신의 포크록 가수 시토 디아스 로드리게스는 1970년대 초 두장의 음반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 음반들은 대중의 무관심 속에 잊혀지고, 로드리게스 본인도 가수로서의 입신에는 실패한다. 스토리는 여기서 시작된다. 미국에서 묻힌 그의 노래는 지구 반대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히트를 기록하고, 그 사실을 20여년 후에야 알게 된 그는 다시 노래를 부르게 된다. 이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영화가 바로 2012년 개봉해 우리나라에서도 나름의 반향을 일으킨 말릭 벤젤룰 감독의 <서칭 포 슈가맨>이다.

우리나라에도, 아니 로드리게스가 유명해진 남아공에도 그들만의 슈가맨은 존재한다. 그리고 JTBC가 새로 만들어낸 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은 그 영화의 모티브를 가지고 우리 마음속에 아련하게 남아 있지만 현재는 잊힌 노래와 가수를 찾아내 재조명한다. 이지의 <응급실>, 최용준의 <아마도 그건>, 리치의 <사랑해 이 말밖엔>, 에메랄드 캐슬의 <발걸음>, 박준하의 <너를 처음 만난 그때> 등. 그간 거쳐간 ‘슈가송’ 리스트만 나열해봐도 지나간 시대를 살아낸 누군가는 이 프로그램을 보고 싶어질 것이 확실하다. 유희열과 유재석이라는 조합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그렇다고 당시의 화면과 노래들로만 채워지지는 않는다. 코너인 ‘역주행송’에서는 유재석이 ‘음악협동조합’이라 명명한 크루들의 도움으로 후배들이 리메이크한 2015년 버전의 슈가송을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유 두팀의 대결까지 볼 수 있다.

<서칭 포 슈가맨>을 모티브 삼아 최신 트렌드인 ‘역주행송’을 얹어내고, 프로그램 제목에 추억의 단어 ‘투유’를 사용한 이 프로그램의 판정단은 ‘영 일레븐’이었다. 왠지 이 프로그램에 담아낼 내용은 끝이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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