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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가이 리치 감독 헨리 카빌, 아미 해머 주연의 <맨 프롬 U.N.C.L.E.>

<맨 프롬 U.N.C.L.E.> 런던 기자 간담회

<맨 프롬 U.N.C.L.E.>

지난 7월23일, 런던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클라리지스 호텔에서 <맨 프롬 U.N.C.L.E.>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가이 리치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헨리 카빌, 아미 해머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엘리자베스 데비키 등이 참여했다. <맨 프롬 U.N.C.L.E.>은 냉전 시대 미국의 CIA 특급요원 나폴레옹 솔로(헨리 카빌)와 소련 KGB의 최정예 요원 일리야 쿠리야킨(아미 해머)이 우라늄 폭탄을 만들어 터트릴 계획을 가진 악당 빅토리아(엘리자베스 데비키)에 맞서 본의 아니게 협업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첩보 액션물이다. 이야기는 빅토리아가 폭탄을 만들기 위해 나치의 과학자였던 개비(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아버지를 납치했음을 알게 된 나폴레옹과 일리야, 동독에서 자동차 수리공으로 일하던 개비의 극적인 만남으로 시작한다. 극 초반, 나폴레옹과 일리야가 서로를 죽이기 위해 보여준 자동차 액션 신은 많은 기자들 사이에서 간담회 내내 회자되기도 했다. 참고로 영화 속 ‘U.N.C.L.E.’은 세계스파이연합본부(United Network Command for Law and Enforcement)라는 가상의 정보기관을 의미한다.

가이 리치 감독은 <셜록 홈즈>(2009)에서 그랬듯 <맨 프롬 U.N.C.L.E.>에서도 적절한 유머, 귀와 눈을 사로잡는 배경음악과 스타일리시한 영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1960년대라는 특수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당시의 시대적 긴장감을 영화에서 찾아볼 수는 없다. 냉전 시대를 대표하는 미국과 소련 스파이의 차이점은 그들이 입고 있는 의상이나 무기, 연애 성향 등에서만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냉전 시대에 핵무기에 맞서 세계를 구한다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저 가볍고 유머러스한 것은 가이 리치 감독이 당시 시대가 가지고 있던 정치적 무게감을 일부러 지워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벼움과 스타일리시한 편집에 대한 감독의 강박은 극중 사건이 해결되어가는 클라이맥스에서는 도리어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자동차 추격 신으로 시작한 <맨 프롬 U.N.C.L.E.>의 용두사미식 이야기 전개는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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