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픽쳐스’라는 타이틀의 1인 미디어 페이지를 개설한 열아홉 청년 국범근은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의 온갖 이슈를 주제로 영상을 제작한다. 10대들의 고민에서부터 퀴어 퍼레이드 찬반 논란은 물론, 명절 어른 대처 노하우에 이르기까지 온갖 다양한 주제에 걸맞은 형태의 동영상 제작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말 그대로 혼자서 모든 걸 다 하는 그에게 1인 미디어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처음 영상물을 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09년 중학교 1학년 때 수행평가로 UCC를 제작하다가 흥미를 느꼈다. 결과물을 다른 친구들에게 보여줄 때 희열도 느꼈다. 거창한 목표나 비전 없이 재미로 시작했다. 그 후 2013년에 처음으로 내 이름의 이니셜을 따서 쥐픽쳐스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었고 그 후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당시만 해도 뭐가 뭔지 모르고 시작했다. 때마침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 채널 네트워크)이나 웹드라마 등 관련 사업도 막 시작하던 때였고 나는 CJ E&M에서 만든 국내 첫 MCN 사업체 ‘다이아TV’에 들어갔다.
-생각을 표현하는 다양한 매체 가운데 영상에 매료된 이유를 생각해봤나.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풍부하게 담아낼 수 있는 매체가 시각적이면서 청각적인 요소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영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역할이 가능하다는 1인 미디어의 매력이 좋았다. 기성 매체에서는 한정적이고 분업화되어 있는 작업 파트를 나 혼자 1인 체제로 모두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내 표어가 ‘쥐픽쳐스 최고 존엄’이다. 촬영, 편집, 연출 등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페북스타’라는 단어를 싫어하더라.
=내 페이스북 페이지도 ‘좋아요’ 수가 4만개를 넘어섰지만 사용자들에게 주목받기 위해서는 최대한 자극적이면서 짧고 가벼운 콘텐츠 위주로 업로드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내가 이걸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고 발품을 팔았는지에 관심이 없다. ‘좋아요’를 누르는 심리도 별거 없다. 그냥 웃기고 재미있으면 누른다. ‘파워블로거지’라는 신조어로 비판받던 때와 같은 맥락이다. 단지 ‘좋아요’ 숫자가 많고 적음은 콘텐츠의 퀄리티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페북스타의 허망함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그 안에서 나만의 콘텐츠 제작 가이드가 있다면.
=짧고 가벼운 영상을 만들더라도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 고민하자는 것이다. 재미도 중요하지만 이걸 통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를 먼저 생각하려고 한다. 혈액형별 유형분석 따위의 천편일률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면서 수많은 페북 스타 중 한명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현재 수익은 어디에서 발생하나.
=프로모션 광고 영상 제작 제의가 들어오면 가끔씩 받아서 만든다. 사실 용돈벌이 수준이다. 아직까지는 개인 유튜브 채널 규모가 크지 않아서 수익도 얼마 되지 않는다. 고정적인 수입을 위해서는 유튜브 채널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평소 뉴스는 어떤 경로로 접하는가.
=배달 오는 신문을 읽거나 주로 페이스북 구독을 통해서 본다. 포털보다는 페이스북을 들여다보면 뉴스 피드에 새로운 소식이 계속 올라온다. 포털을 직접 보는 경우는 사람들 반응이 궁금해서 댓글을 볼 때뿐이다. 그때 기사 본문은 거의 읽지 않는다.
-지난해 대학교를 가지 않겠다던 본인의 생각이 달라졌나.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은 같다. 굳이 안 가도 되는데, 가게 되면 새로운 경험이라 좋을 테지만 학교 입학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쥐픽쳐스에 관해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둔 것이 있다면.
=일관되게 꾸준히 고민하는 것인데, 내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연재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랩배틀 영상은 효자 콘텐츠이긴 하지만 외국 선례가 있는 영상이라 오리지널리티가 없다. 지금은 뭐가 됐든 계속 찾고 있는 중이다. 더불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고민하게 되는데 다양한 경험과 꾸준한 배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뭐든 열어두고 고민하는 중이다. 어떤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까? 전반적인 인문학 소양을 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