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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별점과 덕후의 흔적은 검색될까요?
김현수 2015-10-13

블로그에서 유튜브로 옮긴 영화 관련 1인 미디어 창작자

‘해외영화 아카이브 by. 렌토’ 페이스북 메인 화면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네이버, 다음, 티스토리, 이글루스 등 서비스마다 실력 좋은 블로거 유치 경쟁이 꽤 치열했다. 2008년 다음과 한진관광, CGV는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베를린, 베니스, 칸 세계 3대 영화제 원정대’ 이벤트를 개최해 무료 여행을 보내주기도 했을 정도로 블로그 서비스에 대한 지원은 풍족했다. <씨네21> 블로그 서비스 역시 많은 호응을 얻을 때였다. 그런데 유독 영화 블로거들은 소위 말하는 전업 파워 블로거로의 유입이 불가능했다. 광고 수익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IT, 패션, 여행 등 타 분야 블로거들이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찾아 고민할 때 영화 블로거들은 생계를 고민하며 SNS로, 팟캐스트로, 왓차 서비스로,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로 뿔뿔이 흩어졌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검색창을 열며 던지는 질문은 “무슨 영화를 볼까?”이지만, 정작 검색창의 세계 앞에서 볼만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은 충족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나마 직관적인 영화 별점은 검색되지 않는다. 복잡한 포털사이트 내 영화 섹션을 찾아 들어가야 비로소 별이 보인다. 매거진 전용 앱을 다운받거나 영화 저널 사이트에 일부러 접속해 영화 리뷰를 읽는 관객이 과연 얼마나 될까? 수많은 예비 관객은 전문가의 영화평보다 내 옆자리 관객의 평을 더 궁금해한다. 그렇다면 여기에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짧은 영상 클립을 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접목해보자. 내 옆자리 관객의 평을 검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발없는 새'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동영상 콘텐츠

‘빨강도깨비’ 유튜브 채널 메인 화면

네이버 블로그와 곰TV 등의 플랫폼에서 활동하던 아이디 ‘발없는 새’는 블로그를 접고 유튜브로 완전히 옮겨왔다.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속 트리비아나 각종 시리즈 소개, 추석 극장가 대전 등의 이슈를 한편의 영상으로 재편집해 내레이션과 함께 보고 들려준다. 5만3천명이 그를 구독 중이다. 아이디 ‘빨강도깨비’, ‘마블 보는 메뚜기’ 등도 역시 영화 블로그를 보여주는 방식을 고민한 결과, 유튜브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이들이 업로드하는 콘텐츠 가운데 가장 많은 광고 수익을 얻게 해주는 콘텐츠는 ‘마블’을 주제로 하는 영상들이라고 한다. 이처럼 기존 미디어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특정 주제 중심의 미디어에 대한 움직임 역시 영화 분야에서는 이제 시작 단계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활동 중인 닉네임 ‘렌토’는 할리우드 배우들의 내한 행사에 카메라를 들고 취재를 나간다. 여느 언론 매체 기자들보다 훨씬 생생한 사진을 팬들에게 공급한다. 페이스북에서는 ‘해외영화 아카이브 by. 렌토’라는 이름으로 따끈따끈한 해외 연예계 소식을 전해온다. 웬만한 꽃미남 할리우드 스타들의 실시간 소식은 여기에 모두 모여 있다.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기도 전에 바라는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에 자신 있다면 지불하기도 전에 지불할 준비를 이미 하고 있는 숨어 있는 충성 소비자들을 찾는 법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