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핫한 뷰티 아이콘을 꼽으라면 단연 유승옥이다. 2013년 미스 충북 선발대회에 출전해 특별상을 수상한 뒤 모델로 활동한 그는 지난해 10월 머슬마니아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모델 부문 2위로 라스베이거스 대회 출전권을 얻었으며, 라스베이거스 세계 대회에서는 아시아인 최초로 ‘커머셜 모델 부문 톱5’에 올랐다. 불과 1년 반 만에 스타가 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이지만 아직 유승옥이 ‘뭐하는 사람’인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얼마 전엔 운동법을 기록한 책 <유승옥의 발레이션>을 출간했고 지금은 니카라과에서 SBS <정글의 법칙> 촬영을 준비 중이다. 누군가는 그를 <놀라운 대회 스타킹> 출연자로, 또 다른 누군가는 드라마 <압구정 백야>에 출연한 신인 연기자로 기억할지 모른다. 그도 아니라면 뷰티 프로그램 <더 바디쇼>를 진행하던 패널 중 하나로 기억할 수도 있다. 아무렴 어떤가. 그 모두가 유승옥인 것만 알면 된다. ‘무엇을 하는가’보다 그에게 중요한 건 ‘어떻게 하는가’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고민하며 균형을 잡아가는 중이란다. 뷰티 아이콘이기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의 아이콘이 되고자 하는 유승옥을 만났다.
-다이어트 4주 프로그램을 기록한 <유승옥의 발레이션>을 출간했다. ‘발레이션’이 뭔가.
=발레와 PT(Personal Training) 모션을 결합한 운동이다. 몸의 라인을 예쁘게 잡아주는 발레의 장점과 일상에서 간편하게 따라할 수 있는 PT 동작의 장점을 합쳤다. 많은 사람이 꼭 장비를 갖춘 헬스장에 가야 운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잖나. 하지만 발레이션은 시간과 장소에 매이지 않고 간단한 동작만으로 운동이 가능하다. 헬스장 갈 시간 없어서 운동 못한다는 건 다 핑계다. 발레이션을 시작하면 그런 핑계는 댈 수 없을 거다. (웃음)
-동작이 쉬운 1주차 운동만 따라해도 효과가 있을까.
=시작도 하기 전에 쉽게 가려고 하면 안 된다. (웃음) 운동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운동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동작 한번을 하더라도 내가 얼마나 힘들게 느끼는지를 자각하며 몸을 쓰는 게 중요하다.
-다이어트 정보만 열심히 스크랩하고 정작 운동은 안 하게 되더라. 그래도 지난 7월까지 온스타일에서 진행한 뷰티 프로그램 <더 바디쇼>는 열심히 챙겨 봤다.
=내 포지션에선 상품을 홍보하는 것보다 내가 경험한 운동을 통해 여성들에게 아름다움을 찾아주는 게 목적이었다. 우리 세 패널이 모두 체형이 다 다르잖나. 나는 건강미를 담당하고 있다. (웃음) (최)여진 언니, (레이디) 제인 언니와 다른 위치에서 시청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했다. 방송에 대해 많이 배울 기회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발레이션을 공개적으로 소개할 수 있어서 좋았다.
-드라마 <도도하라> <압구정 백야> <유미의 방> 등에 출연해 연기도 보여줬다.
=연기도 물론 재밌었다. 다만 준비가 많이 필요했던 것 같다. 캐릭터로서 생각해야 할 것도 많고 감정 전달도 잘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더라. 특히 목소리가 잘 쉬는 편이라 발성 연습이 어려웠다.
-허스키한 목소리도 매력적인데.
=목소리에 콤플렉스가 있다. 목소리 관리가 힘들다. 목을 보호하기 위해 홍삼차, 우엉차도 열심히 마시고 스트렙실, 프로폴리스 원액도 챙겨 먹고 있다. 9월에 크랭크인하는 모 영화에 전사로 출연하는데 그 준비도 하고 있다. 무슨 작품인지는 아직 말하면 안 될 것 같다.
-책에서 보니 하체 비만이라는 생각에 콤플렉스가 심했다고 하더라.
=살을 빼려고 안 해본 게 없다. 온갖 운동을 다 해봤고 한의원에서 다이어트 약을 처방받아 먹은 적도 있다. 전기침도 맞아보고 카복시, PPC에 지방흡입 수술까지 했다. 결국 부작용 때문에 고생만 했다. 운동으로 빼는 수밖에 없었다. 살을 빼긴 했는데 라인이 예쁘지 않았다. 그때쯤 소속사에 들어와 발레이션을 시작했고, 라인도 나에게 어울리게 다듬었다. 다이어트는 마른 몸을 갖는 게 기준이 아니라, 얼마나 몸이 탄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둬야 하는 것 같다. 거울을 자주 보라는 것도 자기 몸매의 장점을 부각하는 운동을 하기 위해서다. 생각이 바뀌는 순간 변화가 오더라.
-“다이어트는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돼가는 과정”이라고 책에 썼다.
=꼭 살을 뺀다는 생각보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몸을 보고 자기를 새로 디자인한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시작하지 않으면 변화의 기회도 없다. 이런 책을 냈지만 나라고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다. 지금도 난 콤플렉스를 극복해가는 중이다. 우유가 뭔지 알아야 우유갑 디자인을 예쁘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굶는 다이어트는 절대 반대다. 틀림없이 요요가 온다.
-단기간에 유명인이 된 기분은 어떤가. 오히려 대중의 관심이 혹독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나.
=벼락 스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슈가 됐기 대문에 연예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모델이 되고 싶어서 3년간 데뷔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중학생 때부터 사랑받는 연예인이 되길 꿈꿨다. 당연히 지금 내가 받는 관심이 무척 고맙고 즐거울 뿐이다. 처음엔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요샌 격려해준다. 처음 악플을 접할 땐 힘들기도 했다. 신경이 쓰이지만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하지만 다 보긴 한다. (웃음) 사람마다 생각이 똑같을 순 없으니까 비판적인 내용은 수용하려 하는 편이다.
-책까지 냈으니 ‘유승옥’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다른 사업을 해볼 수도 있겠다.
=다른 사업은 아직까진 생각해본 적 없다. 회사에선 생각하고 있을 거다. (웃음) 다른 일을 벌이더라도 지금의 내 이미지를 유지하는 쪽으로 해보고 싶다.
-세상에 뷰티 아이콘은 많다. 자신이 특히 대중에게 어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체형이 일단 눈에 띄는 것 같다. 모델 중엔 스키니한 분들이 많은데 나는 건강한 체형이니까? (웃음) 이런 취향인 사람도 있겠지.
-롤모델은 누군가.
=‘몸짱 아줌마’로 이름을 알린 정다연 선생님이다. 엉덩이가 참 예쁘시다! 모델 중엔 빅토리아시크릿 모델 캔디스 스와네포넬. 건강미가 넘치고 나처럼 운동을 즐기는 느낌이 든다.
-운동 말고 다른 취미도 있나.
=등산, 레저 활동…도 운동이긴 하구나. 운동하다 힘들면 늘어져서 잔다. 아니면 쇼핑? 동대문이나 가로수길을 혼자 돌아다니며 옷 사는 걸 좋아한다.
-전공인 생물산업공학과 부전공인 의류상품학 모두 교원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교사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나.
=원래 이것저것 해보는 걸 좋아한다. 전공 과목 교원 자격증을 땄는데 그게 성에 안 차서 부전공 과목까지 땄다. 당시엔 부모님이 내가 소속사에 들어가는 걸 반대하실 때라 부모님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게 이것저것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졸업을 위해 교생 실습까지 나갔다. 중학생들을 가르쳐봤는데 많이 힘들더라. 아이들은 역시 말을 잘 안 듣는다. (웃음) 가르치는 일 자체는 재미있었다.
-곧 영화배우로 데뷔한다고 할 수 있는데 큰 목표를 가져본다면.
=<솔트>(2010)의 안젤리나 졸리처럼 연기해보고 싶다. 뛰고, 총 쏘고, 차를 타넘고. 몸 쓰는 건 나도 자신 있다. (웃음) 아직 못 봤지만 요즘 많이 본다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레베카 퍼거슨도 멋지다고 해서 너무 궁금하다. <엽기적인 그녀>(2001)의 전지현처럼 다양한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슬픈 멜로드라마에도 도전하고 싶다. 물론 그러려면 뛰어난 연기력을 필요로 하겠지? 열심히 노력하겠다.
-뷰티 아이콘으로서 <씨네21>을 읽는 독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뭐가 있을까.
=음…. 우리는 보통 영화 속 배우들의 아름다움을 동경하잖나. 우리가 보기엔 멋지게 빛나는 존재로 태어난 듯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노력을 했을 거다. 배우들이 그렇게 아름다워지기 위해 흘린 땀과 노력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 <유승옥의 발레이션>
이른바 ‘몸매 종결자’가 친히 알려주는 다이어트 비법. 발레이션은 몸의 라인을 잡는 발레와 탄력을 강화하는 PT를 결합한 운동이다. 발레와 PT라니, 듣기만 해도 근육이 쑤시는 것 같지만 의외로 동작은 간단하다. 각 운동의 기초 동작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장소에도 구애받지 않아 침대에 누워 있더라도, 소파에 늘어져 있더라도 약간의 자세 변형으로 운동이 가능하다. 동작 하나하나 유승옥이 시범을 보이니 따라하기도 쉽다. 물론 다이어트란 게 운동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책 말미엔 유승옥이 평소에도 즐겨 먹는다는 간편한 건강식 레시피들을 수록했다. ‘지친 근육을 위로하는 닭고기 야채 스튜’, ‘쪄 먹어서 살 안 찌는 양배추 소고기찜’ 등 이름부터 믿음직하고 먹음직하다. 직접 장도 보고 조리도 해 가장 자주 해먹는 레시피는 ‘기름 한 방울 안 들어간 참치 파스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