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꿈꿨지만 아무도 실행하지 못했던 것. CGV가 매트리스 브랜드 템퍼와 합작한 세계 최초의 리클라이닝 침대극장, 템퍼시네마를 오픈했다. 씨네드쉐프의 고급스런 이미지와 엮어 “관객이 호텔에 온 것처럼 느끼도록” 기획했다. 이 과감한 기획의 중심에 CGV 컨세션기획팀 김진평 과장이 있다. “지난해 가을쯤 <라이프 오브 파이>를 물에 보트를 띄워 관람하게 하는 영화관이 있다는 걸 알았다. 재밌는 아이디어더라. 평소 여러 브랜드의 마케터들과 자주 만나는데 함께 밥을 먹다 그 얘기가 나왔다. 그 자리에 템퍼 관계자를 안다는 분이 있어 중매 아닌 중매를 받게 돼 10월부터 적극적으로 기획했다.”
템퍼시네마는 현재 씨네드쉐프가 있는 CGV압구정과 CGV센텀시티 두 군데에만 있다. 리모컨으로 등받이와 발판의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템퍼의 전동침대를 설치했는데 관객이 자세를 바꾸거나 앉아서 영화를 봐도 뒷사람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넉넉한 시야각까지 확보했다. 매트리스는 신체 압박감을 최소화하는 신소재로 만들어졌다. “중환자 의료용으로도 쓰이는 매트”라고 한다. 입장 전 “웰컴 음료”가 제공되고, 자리엔 담요와 충전기, 옷걸이를 구비했다. 담당 직원이 자리까지 모든 관객을 별도 안내한다. 가장 걱정되는 지점은 역시 위생 문제다. “그만큼 더 살피는 수밖에 없다. 베개는 무조건 회차마다 새로 갈고 매트리스는 방수시트로 감싼 뒤 오염에 강한 특수소재 커버로 한번 더 씌웠다. 그 커버도 하루에 한번씩 전체 교체한다. 일회용 슬리퍼가 별도로 제공되는데 신발 닿는 부분엔 별도 프로텍터가 있어 이것도 따로 세척과 소독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커플석으로 구성돼 1인 관객은 이용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이에 대해선 안전상 문제와 관람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파티션을 설치하는 등 여러 방안을 구상 중이란다.
2010년 CGV에 입사한 김진평 과장은 CGV상암 극장관리직으로 3년간 근무하다 CGV일산이 오픈한 직후 제휴사업팀으로 옮겨 세일즈를 경험했다. CGV청담씨네시티를 런칭할 때 브랜드마케팅을 맡았고 현재는 컨세션기획팀 복합화 파트에서 2년째 일하고 있다. 김진평 과장이 소속된 복합화 파트의 주된 업무는 극장 운영 및 마케팅 기획이다. 이중에서도 특별관들, 씨네드쉐프, 골드클래스, 씨네카페, 청담씨네시티를 복합화 파트에서 직접 관리한다. “직업병인지 해외여행을 가면 무조건 그 나라의 극장을 가보고 그곳의 좋은 것들을 현지화하는 방법들을 상상한다”는 김진평 과장이 극장의 가능성을 어디까지 확장하게 될지 궁금하다.
공
구기운동을 즐기는 김진평 과장의 소장하고 있는 공들. “가장 좋아하는 운동선수이자 친한 동생들, 울산 모비스 양동근 선수와 기아 타이거즈 이범호 선수가 전해준 선물”이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농구, 야구, 골프를 하며 해소한다. 오히려 극장 밖에서 한바탕 땀을 빼고 나면 유연한 사고를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나만의 세상인 양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크게 들을 때”도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