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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쿡방의 진화

<주문을 걸어>

치킨 한 마리 버거, 깐풍 장어, 꼬꼬뱅. 미각을 자극하는 요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방송으로 본다. 보면서 주문하고, 나에게 바로 그 요리가 배달된다. 쿡방은 또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올리브TV에서 방송되는 <주문을 걸어>는 현재로선 가장 진화된 형태의 쿡방으로 보인다. 전현무와 샤이니의 키가 더블 MC, 그리고 이들만으론 도저히 이뤄낼 수 없는 미션을 위해 스페셜 셰프가 한명 등장한다. 이들이 뭉쳐서 해내야 할 것은 물론 각자의 요리다. 하지만 여기서 포인트는 요리만이 아니라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주문을 받는다는 것이다. 쌍방향으로 실시간 주문을 받고, 주문자와 전화연결을 하고, 요리하는 과정을 생중계하고, 배달까지 마친 후 리뷰를 받아 별점 심사도 한다. 요리하는 중간중간 배달 지역을 선정하고 때로는 간을 소금으로 할지 간장으로 할지에 대한 실시간 투표도 실시한다. ‘디포리’가 우리말로 무엇인지에 대해 실시간 지식도 펼쳐 보인다. 화면 구석구석 띄워내는 채팅창은 실시간 쌍방향 방송의 기본적인 근거가 된다.

라디오의 ‘무디’ 전현무는 마음에 드는 댓글을 골라 아메리카노를 실시간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주문자의 사연을 읽고, 전화연결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는 라디오의 방식을 TV에 옮긴다. 끓고 있는 솥 뒤에서 키는 댄스를 선보이며, ‘인터넷 방송에선 뭐라도 해야 해요’라고 경험담을 얹는다. 댓글 참여자들의 의견에 따라 방송의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어수선하지만 재미있어서 끝까지 본다. 제작진한테는 미안하지만 구성의 틀이 정착되지 않기도 살며시 바라본다. 어수선함이 최고의 매력이 될 수 있는 것이 <주문을 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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