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야말로 중산계급을 가장 잘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지만 결국 죽여야만 하니까. 대다수 사람들도 킬러처럼 일을 하고 싶지 않지만 일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 대만 감독 리청의 <세탁소 기담>은 세탁소로 위장한 청부살인 사무소에 고용된 킬러가 자신이 죽인 이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영화다. 코미디, 멜로, 로맨스 등 여러 장르의 조합이 돋보이는 <세탁소 기담>은 2013년 부천국제영화제가 운영하는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네트워크’(NAFF)에서 최고상을 받은 작품이다. “장편 전에 만든 단편들은 모두 어두운 영화였다. 그래서 처음 만든 상업영화는 되도록 밝게 만들고 싶었다.” 리청 감독은 NAFF 기간 만났던 영화인들의 조언을 적극 받아들여 <세탁소 기담>에 유머를 더했다. 그는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촉망받는 소설가였다. “영화를 생각하면 이미지보다 글이 먼저 보여” 고민이라고. 하지만 그는 데뷔작 <세탁소 기담>을 통해 튼튼한 이야기는 물론 감각적인 비주얼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감독임을 증명했다. 8월 대만에서 <세탁소 기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리청 감독은 현재 프로게이머가 주인공인 청춘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킬러는 중산계급?
<세탁소 기담> 리청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