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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주의 TVIEW] 진짜 괜찮은 거 맞아?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케이블 채널의 개국 이후 일반인 가족 문제 솔루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적이 있었다. 출연자들의 감정이 극단으로 치달을수록 눈물을 흘리고 포옹하는 화해 장면은 드라마틱해진다. 그리고 선정적인 갈등을 반복해 소비하다보면 이에 따르는 피로나 감동을 가공된 TV쇼의 부산물이라 냉소하게 되고, 문제 상황에 순응하는 단계가 온다. 그렇게 문제 제기 능력과 신뢰를 잃은 솔루션 프로그램이 더이상 이목을 끌지 못하던 즈음, 전문가도 없고 이렇다 할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가 등장했다. 고민의 원인을 제공한 쪽이 방청석에 앉아 확신에 찬 궤변을 늘어놓다 방청객의 반응을 피부로 느끼고 한발 물러설 기회를 얻는 정도로 의미가 있다고 여겼던 이 프로그램은 전문가와 해결책이 반드시 필요한 고민, 즉 치료를 요하거나 범죄로 분류될 법한 사연을 끌어들이며 위태로워졌다.

관찰카메라를 통해 부모와 사춘기 자녀의 갈등을 들여다보고 의견대립을 조율하는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역시 유사한 문제가 불거졌다. 사춘기 딸이 거부하는 스킨십을 강요하는 아버지의 사연에서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거부할 권리는 이견을 둘 문제가 아님에도 연예인 패널이 편을 갈라 갈등을 무마하는 모습은 전문가 없는 상담 프로그램이 끼치는 해악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경제권을 쥔 부양자의 스킨십을 거부하느라 커다란 감정적 소모를 겪는 피부양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중재하려면 제작단계부터 소아청소년정신과의 등의 전문가가 함께해야 한다. 그랬다면 적어도 “(네가 원하는 대로) 아빠가 당장 스킨십을 그만두면 집안 분위기가 어떨 것 같냐?”는 질문은 피해갈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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