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림
최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다시금 회화에 주목하는 전시가 속속 개최되고 있다. 플라토 미술관 역시 그 추세를 반영해 전시 <그림/그림자>를 기획했다. 플리니우스의 <박물지> 속, 떠나갈 연인의 그림자를 그렸다는 회화의 기원을 떠올리며 붙인 전시 제목은 ‘그리기’의 행위를 성찰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헤르난 바스, 빌헬름 사스날, 백현진 등 국내외 젊은 화가 12명의 그림이 걸린다. 6월7일까지.
정명훈이 지휘하는 프랑스 현대음악
세계적인 현대음악가 진은숙이 기획하는 프로그램 ‘아르스 노바’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고전, 낯선 현대음악 등을 10년간 소개해왔다. 올해 봄, 가을 4회에 걸쳐 진행될 ‘아르스 노바’ 중 단연 기대를 끄는 시리즈는 <관현악 콘서트-명상 & 신비>다. 서울시향의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뒤티외, 메시앙, 뒤사팽을 지휘한다. 4월7일, LG아트센터.
초민감녀와 무감각남의 만남
무감각한 남자와 초민감한 여자가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4월1일 첫 방영을 시작하는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의 말도 못할 설정이다. 살인사건으로 여동생을 잃고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경찰관 최무각과 부모를 잃은 충격에 모든 감각이 예민해진 소극단 단원 오초림이 벌이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박유천과 신세경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옥탑방 왕세자> <야왕>의 이희명 작가가 집필한다.
엔타로 테사다르! 아이어를 위하여!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II> 마지막 확장팩 <공허의 유산>의 신규 유닛 소식과 최신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공허의 유산>은 지난해 11월 블리즈컨 2014에서 최초 공개돼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는데, 이번에 공개된 유닛들을 보면 블리자드답게 유저 피드백을 적극 받아들여 또 다른 모습으로 거듭났다. 20년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전설의 위용을 직접 확인하라. 베타 테스트 신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왕자의 귀환
켄드릭 라마는 2012년 메이저 데뷔 앨범 ≪Good Kid, M.A.A.D City≫를 발표하면서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래퍼가 되었다. 3년 만에 내놓은 <To Pimp a Butterfly>는 전작의 야심을 한껏 더 밀어붙였다. 다양한 프로듀서진을 영민하게 조율해 그 위에 전보다 더 현란한 랩을 얹어 앨범의 전반적인 컨셉을 확실히 구축해냈다. 영향력 있는 음원스트리밍 사이트 ‘Spotify’에서 첫날에만 무려 960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챔피언스리그 8강 확정
우주클래스 메시 혼자 맨체스터시티의 월드클래스 선수 11명을 농락하는 시합을 봤어야 했다.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남아 있기에 놓쳤다고 아쉬워할 건 없다. 2014/2015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이 확정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AS 모나코, 바이에른 뮌헨, FC 바르셀로나, PSG, FC 포르투가 그 주인공이다. 만만한 팀 하나 없으니 지금부터 매 시합 명승부다.
예술을 쉽게 만나는 일주일
3월23일부터 일주일간 ‘#뮤지엄위크’(#MuseumWeek) 해시태그 하나로 세계 각지의 미술관, 박물관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트위터가 진행하는 문화 캠페인 ‘뮤지엄위크’에서 45개국 1100여 기관이 참여해 무수한 작품이 공유될 예정이다. 국내 참여기관 중 하나인 국립현대미술관은 7일간 작품 보존 현장, 서울관의 건축 과정 등 매일 다른 테마로 이모저모를 전달한다.
김주현, <여분의 차원, Extra Dimension>, 2015
점과 선으로 만들어진 삶의 모형
김주현 개인전 <나선연구> 기간: 5월15일까지 장소: 갤러리 시몬 문의: 02-549-3010, gallerysimon.com
2차 세계대전 당시 수학자 ‘앨런 튜링’은 나치의 암호를 해독하여 전쟁에 승리한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속 튜링은 우연히 암호의 힌트를 얻는다. 암호 속 작은 규칙을 찾아내자 점과 획들은 의미를 가진 메시지로 읽힌다. 암호 해독은 숨겨진 차원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갤러리 시몬에서는 ‘나선연구’라는 암호처럼 모호한 이름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가 김주현의 개인전인 이 전시에서는 먼저 반짝이는 작은 점들의 무리가 보인다. 어둡고 텅 빈 공간에 흩뿌려진 빛나는 점들은, 과학백과의 은하수 도판을 연상시킨다. 빛의 무리로 다가서보자. 분명 발은 땅을 딛고 있지만, 차원이 사라진 듯한 착각이 든다. 가까이 가서야 점을 연결하는 선이 보인다. 나선의 회로를 살피다 보면 불규칙적으로 뿌려져 있는 듯이 보이는 작은 LED 전구들이 치밀하고 복잡한 구조의 일부분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위상수학과 같은 기하학 원리를 이용해 작품을 직조했다. 1층에서 3층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겹겹이 감춰진 세계의 비밀을 벗겨내는 과정 같다. 1층의 <뒤틀림-토러스> 연작들은 2층에서 <여분의 차원>으로 만나 거대한 뫼비우스의 띠의 형체가 된다. 수학 문제지 맨 뒷장의 답안지처럼 3층 ‘작가의 방’에서는 작업의 궁금증을 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치밀한 스케치와 모형들은 작품을 압도하고 있는 조형적 아름다움이 감춘 이면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