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현용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 소장
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청년유니온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 “영화관을 확 바꿉시다”를 알고 있는지요? 지난 1월23일부터 현재까지 200여개 글들이 올라와 있고, 이를 분류해 10여 가지 정도의 불만사항을 요약하여 극장쪽에 개선을 촉구한 바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도 했다. 극장쪽 입장을 대변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명색이 참여연대, 민변, 청년유니온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공익캠페인치고 너무 허술하다. 극장쪽을 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슈들을 개발했다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무릇 캠페인에는 문제제기가 있으면 해결방안이 있어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해결의 방향성을 제시하든지. 그런데 ‘어쩌라고!’라는 말이 나오게끔 하는 문제제기가 슬쩍 끼워져 있다. 끼워팔기된 문제들을 보자.
‘보고 싶은 영화를 안 틀어줌(영화상영 차별).’ 그렇다면 역으로 어떻게 해야 보고 싶은 영화를 틀어줄 수 있을까? 극장별로 하나의 영화가 상영할 수 있는 스크린을 제한할까? 10개 중에서 <명량> 같은 대기업 계열 영화는 2~3개 정도 스크린만 배정하고 나머지는 다른 영화를 상영하자? 그래서 대기업 계열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극장에 왔다가 어쩔 수 없이 다른 영화를 보아야만 하는 상황? 대기업에서 만든 영화는 시민들이 보면 안 되는 유해물인가? 차분하게 말하자면, 도대체 ‘보고 싶은 영화’가 뭔지를 알고 싶다. 그러면 모든 극장은 최적=최대의 매출을 이룰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격렬했던 스크린 독과점 이슈에 묻어가려는 얄팍한 속셈은 아닌지 모르겠다.
‘맨 앞좌석도 동일한 요금 징수.’ ‘독과점, 담합(관람료).’ 영화관람요금을 비싸다고 주장한다면 그럴 수 있겠다. 사실 가장 대중적인 여가소비활동인데, 관람료+팝콘+콜라+주차요금+저녁식사+커피까지 풀세트로 움직이면 정말 부담이 된다. 영화관람료가 부담가는 건지 아니면 커플의 주말 데이트 비용이 부담이 된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영화 그 자체의 관람가격을 차별화하는 건 영화를 제작하고 공급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내 영화가 다른 영화에 비해 차별받아야 할 이유가 뭔가! 영화를 보고 난 뒤 재미없다며 관람료 깎자면 어쩔 건가? 지금도 그런 분들 있다.
사실 캠페인 자체에 대부분의 영화인들은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캠페인의 문제제기 중 소중한 것도 있고, 또 바꿔야 할 것들도 있다. 특히 극장광고와 아르바이트 문제는 영화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아르바이트 문제야 말할 나위가 없고, 극장광고는 소비자 불편뿐만 아니라 방송광고와 비교할 때 여러 문제제기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반입금지된 식음료를 제외하면 무엇이든 어디서 사든 가지고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꼭 극장매점 팝콘을 사지 않아도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08년 결정이다. 비싸다고 하기 전에, 이미 정리된 해답에 대해서 얘기를 먼저 했으면 한다. 참여연대여, 캠페인을 확 바꾸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