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학교는 많다. 하지만 영화 비즈니스를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곳은 없다. 강기명 대표가 설립한 로카(LOCA, Leader of Cinema Academy)는 영화비즈니스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아카데미다. 벽산그룹 홍보실, 중앙시네마 프로그래머 및 영업•홍보팀장, 씨네21i 콘텐츠기획팀장, 영화사 구안 대표, CJ CGV 무비꼴라쥬(아트하우스의 전신) 팀장 등 20년 가까이 영화 일을 해온 그다. 주 3회, 3개월 동안 기획•개발부터 투자, 수입, 마케팅, 배급, 극장 등 영화산업의 모든 공정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하니 진로를 영화계로 정한 학생들은 등록을 서두르는 게 좋겠다. 개강은 3월 셋쨋주부터다(자세한 것은 로카 홈페이지(www.theloca.kr)나 페이스북(www.facebook.com/locademy)을 참고할 것).
-수강 문의는 많이 오나.
=광고와 보도자료가 나간 뒤로 학생들이 많이 문의해오고 있다.
-영화 비즈니스 전문 아카데미를 설립한 계기가 궁금하다.
=지난 2013년 CJ CGV 무비꼴라쥬 팀장을 그만둔 뒤 쉬면서 무엇을 할지 고민했다. 지금까지 쌓았던 경력을 활용할 수 있으면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영화 프로그래밍 실무 및 영화제, 극장 콘텐츠 기획을 주제로 한 강의를 하게 됐다. 제법 긴 시간 동안 수강생과 함께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이 얼마나 영화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게 됐다. 그때 이런 사업을 한번 해볼까 생각하게 됐다.
-사업을 하겠다니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
=아이템이 괜찮다고 응원해줬다. 영화학교는 많지만 영화 비즈니스를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곳은 없지 않나. 평소 친하게 지내던 수입배급사 디씨드 최명숙 대표와 투자배급사 OAL 김윤미 대표가 주주로 참여함으로써 아카데미와 실제 업무와의 간격을 좁힐 수 있게 됐다.
-기획•개발부터 투자, 수입, 마케팅, 배급, 극장, 해외 비즈니스, 다양성영화, 마켓 영어회화 등 실무 중심의 강의가 눈에 띈다.
=영화가 산업화되면서 중급 규모 이상의 배급사들이 많이 설립됐다. 그러다보니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어쩔 수 없이 경력자를 찾게 된다. 훈련 기간을 줄여야 하니까. 하지만 경력자만 찾으면 사람이 없다. 어느 정도 훈련된 친구들이 업계에 나가 일을 시작하면 참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커리큘럼을 짤 때 영화 비즈니스의 기본적인 롤(role) 중심으로 짰다. 영화계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취업 준비생을 교육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다. 영화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재교육하는 게 두 번째 목표다. 다른 분야로 이직할 때 어떤 분야인지 맛을 보고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커리큘럼만큼이나 강사 확보가 중요했을 것 같다.
=기준은 간단하다. 영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가, 필모그래피가 훌륭한가다. 좋은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강사와 학생들 사이에서 관계가 형성되는 게 커리큘럼만큼이나 중요하다. 한 시즌이 끝난 뒤 나온 학생들의 결과물이 좋다면, 투자사와 함께 진행하거나 연결시킬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로카는 베이스캠프이고, 이곳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CGV를 퇴사한 뒤 여러 제안이 있었을 것 같은데,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인가.
=평생 할 일을 찾고 싶었다. 조직 생활은 할 만큼 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대학원에 입학해 석사 과정을 밟았다. 그동안 해왔던 일을 정리해 책으로 내고 싶었고, 영화 콘텐츠 기획과 관련한 강의를 하고 싶었다. 세 가지 모두 이뤄가고 있다. 길을 찾으면 나오겠지 생각하다가 주변의 좋은 파트너들 덕분에 로카를 시도해볼 수 있었다.
-자신 있나.
=물론이다.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은 편하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