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째 신화
신화라는 이름으로 여섯 남자들이 뭉친 지 올해로 17년. 그들이 열두 번째 정규 앨범 ≪WE≫를 발매했다. 이쯤되면 그 이름처럼 아이돌계의 ‘신화’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표적>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지만 나머지 9곡도 어느 하나 놓치기 아까울 만큼 귀에 착 감긴다. 신화만의 개성과 최신 음악 트렌드가 잘 조화를 이루는 앨범. 참고로 에릭은 전곡 랩 메이킹을, 이민우는 프로듀싱을 맡았다.
남산예술센터에서 연극 보기
현대 창작극의 메카,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2015년 시즌별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가장 먼저 예매 오픈된 공연은 첫 번째 공개작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이다. 소뿔을 당수로 자르고 도망간 범인을 추적하는 ‘무협액션판타지’극이다. 공연은 3월12일부터 29일까지. 4월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기리는 <서울문화재단 특별 기획 Deluge: 물의 기억>을 공연한다. 공연은 4월16일부터이며 아직 예매창은 열리지 않았다.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할인혜택도 확인할 수 있다.
서독제 놓치신 분들, 주목!
‘독립영화의 전설: 서울독립영화제2014 앵콜전’이 3월3일(화)∼11일(수) 시네마테크KOFA에서 열린다.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됐던 ‘미국 독립영화의 전설’과 35mm 한국 독립 장•단편 중 일부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한 나영길 감독의 <호산나>도 이번 기회에 보자
올 시즌 K리그 우승은 누가?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의 2연패냐? 지난해 전북과 함께 우승 레이스를 펼쳤던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설욕이냐. 아니면, 윤정환 감독을 영입한 전통의 명가 울산 현대의 명예 회복이냐. 2015 시즌 K리그 클래식이 3월7일 개막한다. 모든 경기를 다 볼 수 없기에 몇 경기만 추천하자면, 3월7일 열리는 지난 시즌 리그 챔피언인 전북 현대와 FA컵 우승팀 성남의 시합과 3월8일 진행될 수원과 포항 그리고 울산과 서울의 시합은 꼭 챙겨보시라.
착하지 않아도 괜찮아
김혜자, 채시라, 도지원, 이하나. 한 ‘연기’ 하는 여배우들이 뭉쳤다. KBS2TV의 새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지난 2월25일 첫 방영을 시작했다. 재벌가 며느리에게도 쓴소리 마다하지 않는 요리 연구가(김혜자), 앵커이자 완벽주의적 면모를 지닌 그녀의 첫째딸(채시라), 언니의 그늘에 평생 가려 살았지만 딸만큼은 최고로 키우고자 하는 둘째(도지원) 등 4대에 걸친 여성탐구생활백서를 선보인다. 총 24부작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시의 형식으로 쓰인 희곡
“내가 가장 아름다울 때 내 곁엔 사랑하는 이가 없었다.”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에 나오는 대사이자 김경주 시인이 새로 펴낸 시극(詩劇)집의 제목이다. 극작가로도 활동해온 김경주 시인이 시의 형식으로 쓰인 희곡을 발표했다. 배경은 눈 내리는 밤바다, 등장인물은 파출소 직원과 사내와 김씨, 이렇게 세 사람이다. 159페이지에 걸친 세 사람의 대사를 그러모으면 한편의 시가 된다.
한국 단편 총정리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은 우리 시대의 한국문학에 바치는 나의 헌사가 될 것이다.” 황석영 작가가 지난 100년간 발표된 한국 소설 가운데 직접 101편의 단편을 가려 뽑아 10권의 책으로 엮었다. 염상섭의 <전화>를 1권의 시작으로 놓고 김애란의 <서른>으로 10권의 문을 닫는다. 편마다 황석영의 해설이 담겨 있고, 각 권 말미엔 문학평론가 신수정의 해설이 실렸다. 낱권 구매가 아닌 전집 구매를 추천한다.
그래미, 그래미!
2015년 그래미의 주인공은 샘 스미스였다.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최우수 신인’에 ‘최우수 팝 보컬 앨범’까지 잡았다. ‘올해의 앨범’(과 ‘최우수 록 앨범’)은 벡의 ≪Morning Phase≫였다. 하지만 진짜 재미있었던 건 다른 쪽이다. ‘최우수 트래디셔널 팝 보컬 앨범’은 토니 베넷과 레이디 가가의 ≪Cheek to Cheek≫, 또 ‘최우수 메탈 퍼포먼스’ 곡은 (잭 블랙의) 터네이셔스 디의 <The Last in Line>이 수상했다(디오의 트리뷰트 앨범 ≪This Is Your Life≫의 수록곡). 파격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전통가요’ 부문으로, 배우인 잭 블랙은 메탈 부문으로 그래미를 받은 것이다. 그런데 이 결과물이 애매하다. 레이디 가가는 토니 베넷이란 티켓으로 그래미 우등석에 올랐단 인상이고, 터네이셔스 디(혹은 잭 블랙)는 트리뷰트 앨범의 쟁쟁한 밴드들보다 어째서 더 나은지 모르겠다. 이에 대해선 카니예 웨스트의 비판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는 벡의 ‘올해의 앨범’ 수상에 대해 “벡은 예술적 기교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그 상은 비욘세가 받아야 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그래미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얘기다. ‘올드 패션의 취향’보다는 모호한 기준과 대중적 영합이 문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