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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광고 아닌 광고 같은

모바일 환경 속 웹드라마 시장, 누가 선점할 것인가

글 : 류형진 전 영화진흥위원회 정책 연구원

웹드라마는 제작자가 직접 오픈플랫폼을 통해 유통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얼핏 기존 대형 사업자 위주의 콘텐츠 시장에 대한 대안적인 장점과 비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웹툰에 이어 웹드라마가 인터넷 콘텐츠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모바일 환경이 동영상 콘텐츠 소비에 최적화되면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등에 업은 유튜브의 빠른 성장, 페이스북을 통한 동영상 클립의 유통 확대는 디지털 플랫폼들, 특히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를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 거기에 UGC, 인터넷방송 등 모바일향 콘텐츠가 엄청나게 쏟아지면서 그중에서도 차별화되는 프리미엄급 콘텐츠의 필요성이 증가했다. 그 결과, 최근 언론에서 “네이버 vs 다음카카오, 웹드라마 전쟁”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쓸 만큼 ‘웹드라마’에 대한 실험이 매우 공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만큼 기존 대형 사업자 위주의 콘텐츠 시장에 대한 대안적인 장점과 비전을 가질 수 있다고 믿기 쉽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의 플랫폼에서 제작비를 회수해야 하는 수익구조를 놓고 보면 결코 녹록지 않은 웹드라마만의 경제학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영상의 기본 수익 모델인 프리롤 광고는 조회수당 광고단가가 1원 정도다. 콘텐츠가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면 최대 1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정도로는 인터넷 개인방송 수준의 동영상을 제외하면 절대 제작비를 회수할 수 없다. 더군다나 많은 사람이 함께 장시간 제작해야 하는 드라마라는 형식에서는 더더욱 재생산 구조가 나오질 않는다.

때문에 이 콘텐츠는 PPL 광고를 유치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커머스 사업 모델을 필수적으로 동반하게 된다(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유료 사업모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네이버에 현재 노출되고 있는 대부분의 웹드라마가 이 사업모델을 바탕에 두고 있다. 그런데 모바일 화면에서 단순 상표 노출 방식의 PPL은 광고가치가 적으므로 PPL 방식이 콘텐츠의 내용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그림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절대 광고영상같이 보여서는 안 된다. 요즘 콘텐츠 이용자들은 광고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 건너뛰기를 클릭하는 예리한 눈과 단호함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웹드라마를 연출하고 제작하는 이가 고민에 빠지는 지점은 여기다. 전혀 광고 같지 않지만 엄청난 광고효과를 누리는, 그러면서 SNS에 공유할 만한 감동, 재미, 충격 등을 함께 줄 수 있는, 프로페셔널한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 때문에 웹드라마만의 독특한 이야기 소재, 내러티브 구조, 미장센, 편집 방식을 철저히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이용자들에 대한 분석도 필수적이고 협찬이나 부가사업을 끌어올 수 있는 영업력도 필요하다. 그까짓 웹드라마라고 만만히 볼 일이 아닌 거다. 그리고 이 때문에 웹드라마 시장은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한 대형 사업자 중심의 각축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 요는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하고 먼저 고민하고 연구하는 자가 시장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