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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공정한 예매오픈

‘영화산업동반성장협약’에 기초한 비메이저배급사 영화의 공존 방안

글 : 최현용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 소장

실효성 없는 민간 차원의 협약으로 비판받지만, 그래도 영화 산업계가 모두 모여 합의한 협약이 있다. ‘영화산업동반성장협약’이 그것이다. 이행협약은 ‘한국영화동반성장이행협약 선언문’(2012년 7월16일), ‘한국영화동반성장이행협약 부속합의문’(2013년 4월10일), ‘영화상영 및 배급시장 공정환경조성을 위한 협약’(2014년 10월1일)이라는 매년 계속된 합의의 결과물이다. 주목할만한 합의사항 중 하나가 예매 문제이다. 선언에서는 ‘예매 시기 및 스크린 수 배정에 있어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문구가 있으며, 부속합의문에서는 ‘공정한 예매오픈’(개봉기준 최소 3일 전인 월요일에 예매오픈 원칙 준수)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상영협약에서는 ‘공정한 예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상영)계약 시… 개봉하는 주의 월요일을 예매 개시일로 명시’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조항까지 명시됐다. 그만큼 공정한 상영환경을 위해서는 예매 문제가 중요하다는 얘기인 셈이다.

현실은 어떠한가? 이행협약사항을 모니터링하는 모니터링센터의 2014년 상반기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모든 스크린과 모든 회차를 대상으로 예매를 오픈하는 평균예매일이 2013년(상반기)-1.56일에서 2014년(상반기)엔 -1.84일로 당겨졌다. 전년 대비 18%가 당겨진 것이다. 상당한 진전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실례로 1월 둘쨋주에 개봉한 <오늘의 연애>(CJ E&M), <허삼관>(NEW),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이십세기 폭스)을 대상으로 예매오픈 현황을 조사했더니 이들 극장에서 3개 영화의 개봉일(14일) 상영회차 수는 총 7368회인데, 월요일(12일) 예매오픈한 상영회차 수는 3779회차로 51% 수준이다. 전년의 총스크린 대비 3일 전 예매오픈 준수비율이 19%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상승치다. 하지만 협약의 내용은 적어도 개봉을 기준으로 월요일 예매오픈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이행협약의 합의사항들은 거의 대부분 현행 시스템을 구조적으로 보완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예매오픈의 공평성 문제는 현행 시스템 내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 중 가장 근본을 건드리는 문제라 할 것이다. 출발선의 공정성을 다투는 데 있어 가장 먼저 드러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극장과 배급 모두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

희망섞인 변화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5대 배급사외의 영화들은 스크린 하나, 상영회차 하나 확보하기가 힘겨운 상황이다. 2014년 극장전체적으로 1300여편이 개봉하고 3대 극장체인이 각각 500여편 이상을 상영하고 있는 공급과잉의 현실은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비메이저배급사들의 작품에 대한 상영기회가 적게 주어진다. 스크린 확보도 못하는 처지에 예매는 언감생심인 것이다. 비메이저배급사들의 영화에 대해 산업적, 시스템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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