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의 목소리로 듣는 캐럴
앨범 ≪Winter Wonderland≫에는 한파도 누그러뜨릴 것 같은 성시경의 목소리로 듣는 10곡의 캐럴과 1곡의 보너스 트랙이 담겨 있다. <White Christmas>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처럼 오랫동안 사랑받은 고전 캐럴이 달콤하고 포근한 성시경 버전으로 실렸다. 이 앨범의 화룡점정은 의외로 보너스 트랙으로 실린 <잊지 말기로 해>. 장필순과 김현철, 이문세와 이소라가 듀엣으로 불러 유명한 이 노래를 성시경과 권진아가 함께 불렀다. 성시경이 7집 ≪처음≫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앨범이다.
페퍼톤스 10주년 기념 연말 콘서트
페퍼톤스가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는 콘서트 <PEPPER10NES, OUR SONGS>를 12월23일(화)∼25일(목)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연다. 데뷔작 ≪A Preview≫ EP 앨범으로부터 10년, 최근의 ≪HIGH-FIVE≫까지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온 그들의 음악을 총망라하여 엄선한 세트리스트를 만나게 될 흔치 않은 자리
구와바라 시세이 사진집 <미나마타 사건>
수은 중독으로 인한 일본의 공해병 미나마타병을 세계 최초로 취재, 발표한 사진집. <다시 보는 청계천, 1965-그 후 38년> <내가 바라본 격동의 한국> <판문점과 비무장지대> <촬영금지> 등 196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을 방문하며 격변하는 한국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해오고 있는 구와바라 시세이의 ‘일본’ 사진집.
다시 겨울, <러브레터>의 계절이다
흰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가 국내에서 뮤지컬로 제작되었다.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12월2일부터 내년 2월15일까지 공연하는 이번 작품에는 김지현, 곽선영, 조상웅, 강기둥 등이 출연한다. 이제 ‘오겡키데스카’ 대신 이렇게 물어야 할 것 같다. 당신의 겨울은 안녕합니까.
특급 커플들의 역습
불같은 사랑 앞에 숫자가 다 무슨 소용이랴. 제이 앨런의 동명 연극을 각색한 극단향의 <Forty carats(40캐럿)-연상의 여자>는 40대 이혼녀와 20대 청년의 로맨스를 그린다. 물론 현실의 장벽도 만만치 않다. 더 놀라운 건 서브 캐릭터의 연애다. 무려 10대 소녀와 40대 아저씨가 커플이다. 두 연인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리브 울만 주연의 영화 <40캐럿>(1973)으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2015년 1월8일부터 예그린시어터에서 시작한다.
<데어 윌 비 블러드>를 블루레이로 다시 만나다
품절되었던 <데어 윌 비 블러드>가 블루레이로 재출시된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중 국내에서 정품 DVD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다. 2Disc로 구성된 양장 패키지 한정판 700개를 예약 판매 중이며 발매일은 12월26일이다. 기존에브에나비스타에서 출시했던 판본에 비해 한글자막을 꼼꼼하게 개선한 점이 반갑다.
음울하게 흐르는 충만한 에너지
이가 딱딱 소리를 내며 부딪칠 만큼 추운 겨울밤, 국카스텐의 노래를 들으면 왠지 속에서부터 뜨거운 게 꿈틀거리며 달궈지는 기분일 것 같다. 사이키델릭한 록 사운드로 유명한 국카스텐이 4년 만에 2집 ≪프레임≫을 발표했다. 작사•작곡을 도맡았던 보컬 하현우는 20대 때 함께 방황하던 친구들에게 써주었던 글귀를 노래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멜로디는 여전히 에너지가 충만한데 가사는 한층 음울하고 시적이다.
물병의 무대
<조르조 모란디: 모란디와의 대화> 전 기간 : 2015년 2월25일까지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문의 : www.mmca.go.kr, 02-2022-0600
해변에 가서 유리 조각을 주운 적이 있다. 주운 유리조각들 대부분은 사이다병 색깔이다. 소주병 조각일지도 모른다. 단 하나의 사물로 세상의 이야기를 지어보라고 한다면, 조약돌인 척 해변에 누워 있는 유리 조각을 주인공으로 세우고 싶다. 모란디가 벼룩시장에서 사모은 병으로 캔버스를 채운 것처럼 말이다.
물병을 그린 정물화로 유명한 이탈리아 화가 조르조모란디의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다. 영화 <아이 엠 러브>에서도 찾을 수 있었던 모란디의 작품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비슷하게 보이는 정물화들은 일상적인 소재를 단순하게 표현한 듯 보인다. 같은 듯 다른 그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변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사물이 주인공인 연극 무대의 한 장면이 상상된다. 모란디는 평생 침실 겸 작업실이었던 작은 방에서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과 탁자 위의 병들로 저 너머 본질을 진지하게 물었다. 전시장에는 모란디가 역할을 부여한 병과 사물이 전시된다. 작품의 구도를 정하는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스케치도 함께 볼 수 있다. 전시 동안 마리오 체멜레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조르조 모란디의 먼지>(Giorgio Morandi’s Dust)도 반복 상영된다. 모란디의 빛을 공유하고 있는 영상은 모란디가 정지시킨 볼로냐의 햇빛 속 먼지가 전시장에 흩날리는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