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에이터>와 <프로메테우스> 사이, 그처럼 리들리 스콧에게 있어 시제의 한계란 없어 보인다.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에 맞서 40만 노예를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는 모세의 여정과 이집트에 닥친 끔찍한 재앙을 그려낸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고유명사처럼 다가오는 ‘리들리 스콧 시대극’이 가장 멀리 거슬러 올라간 버전이다. 그는 왜 이제 다시 모세 이야기를 끄집어낸 것일까. 어쩌면 그가 줄곧 그려온 선택받은 남자의 이야기, 기어이 고향으로 돌아가고자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모세와 출애굽은 반드시 다뤄야만 했던 이야기다.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을 통해 리들리 스콧의 지난 시간들을 꼼꼼히 돌아보고, 영화 속 실제와 상상 사이에서 드러나는 신학적 관점에 대해서도 면밀히 짚어본다. 왜 ‘엑소더스’여야만 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