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실황만을 담았던 인피니트의 첫 영화 <인피니트 콘서트 세컨드 인베이전 에볼루션 더 무비 3D>와는 다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이하 <GROW>)는 인피니트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일곱 청년의 자연스러운 성장기를 기록한 영화다. 월드투어 중 있었던 17개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성규, 동우, 호야, 엘, 성열, 우현, 성종의 맨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드라마 촬영 일정으로 시간을 내지 못한 성열과 우현을 제외한 다른 다섯멤버들이 짬을 내 자신들의 ‘맨 얼굴’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들려줬다. 수업이 끝난 쉬는 시간, 잠깐 우르르 모여 반 친구들과 수다를 나누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우는 얼굴, 웃는 얼굴, 맨 얼굴까지 가감 없이 나오는 영화다. =성규_우리끼리 그랬다. 너무 많은 모습을 보여줘 헐벗은 느낌이라고. 호야_우리의 생생한 모습이 많이 담겨서 창피하기도 하다. 성종_영화를 보고 나니 우리가 그사이에 또 많이 자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무대 뒤에선 이런 모습이구나 싶더라. 동우_그래? 나는 보면서 오히려 우리가 가수라는 배역을 받고 인피니트를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호야_무슨 소리야? 동우 형은 다 연기였다는 거야? 성규_동우 말은 걸러 들어야 한다. 동우_나는 생각이 다르다. 성규_동우 빼고 계속해도 되나? (일동 웃음)
-리더라 그런지 성규씨가 멤버들 캐릭터를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성규_제일 형이기도 해서 처음엔 잔소리를 많이 했는데 이젠 멤버들이 날 너무 편하게만 생각한다. 호야_멤버들한테 쓴소리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텐데…. 성규_아니? 남한테 쓴소리하는 거 대단히 좋아한다. (일동 웃음)
-동우씨와 호야씨는 지난해 힙합 유닛 인피니트H로도 활동했다. =동우_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다. 장르 따라간다고, 힙합할 땐 좀더 편하게 풀어지더라. 인터뷰할 때도 정말 편했고, 결과까지 너무 편했다. (일동 웃음) 호야_동우 형은 음악을 하기보다 케밥 가게를 차리는 게 꿈이라고 했다. 동우_일주일에 세번씩 홍대에서 케밥을 먹는다. 단골 가게도 있다.
-호야씨는 곧 영화 개봉도 앞두고 있잖나. =호야_모델 안보현씨와 형제를 연기한 <히야>가 내년 초 공개될 예정이다. 난 가수가 되고 싶어 분투하는 동생으로 나오는데 심한 대구 사투리를 쓴다.
-숙소 생활을 하는 걸로 아는데, 호야씨는 멤버들 앞에서 연기 연습도 하나. =성규_집에서 큰 소리를 내면 이웃들이 화낸다. (일동 웃음) 그래서 이사한 적도 있다. 집에선 안 해도 연습실에선 죽어라 연습하더라. 별명이 호충이다. 연습 벌레라서. 호야_그런데 내 질문이니까 조금만 조용히 해주면 좋겠다. (일동 웃음)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다. 오히려 나는 쉴 때 더 힘들더라. <응답하라 1997>때도 음악방송이랑 드라마 촬영장 오가며 새벽까지 일했는데 정말 힘들지 않았다.
-엘씨는 연기도 하고 사진집도 내지 않았나. 말을 줄이는 걸 보니 그 밖의 것들로 자기를 표현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엘_원래 아무 생각 없었는데 정의를 내려주셔서 감사하다. (일동 웃음) 팬들 앞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어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엘씨는 월드투어 중 열애설로 파장이 컸다. <GROW>에서 눈물까지 보이던데. =성규_자,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일동 웃음) 엘_아니다. 괜찮다. (웃음) <GROW>에 그때 모습이 너무 가감 없이 나와 걱정도 된다. 내가 거쳐야 할 하나의 성장통으로 보아줬으면 한다. 인피니트로서의 나의 미래나 꿈에 대해 전보다 명확하게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성규_우리도 놀랐다. 하지만 내 일이 아니니까…. (일동 웃음) 정말 농담이다! (웃음) 연예인이기 이전에 20대 청년이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이잖나. 월드투어 중에 우리도 바로 옆에서 엘이 자신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가는지 지켜봤다. 감독님은 그런 성장의 모습을 담고자 하신 게 아닌가 한다.
-성종씨 이름을 떠올리면 예쁜 화보부터 생각난다.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한다고. =성종_찍는 것보단 찍히는 게 훨씬 좋다. 어느 분이 찍어주시느냐에 따라 내가 다채롭게 보이는 게 신기했다. 성종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하는 걸 팬에게 폭넓게 보여드리고 싶어서 화보작업을 좋아한다. 호야_플래시가 터질 때 딱 살아 있다는 느낌이 온다더라. 성규_성종씨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기 위해서 스탭들은 힘들어한다…. 성종_무슨 소리야! (일동 웃음) 성규_어느 날은 새벽에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성종씨가 “그럼 전 5시에 헤어, 메이크업 하고 갈게요!” 하는 거다. 성종_형도 그날 드라이 같이 했잖아! (일동 웃음) 성규_난 성종씨가 스탭들한테 잘하고 있나 보려고. 모두 아셔야 한다. 성종이의 예쁜 사진에 스탭들의 눈물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 (일동 웃음) 성종_그날 처음 그랬는데 하필 그걸 성규 형이 봤다. (일동 웃음)
-모두 한명의 사람이고, 청년인데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짐을 지고 있는 것 같다. =성규_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서 가수가 되었어요, 라고들 많이 하는데 나는 그냥 내가 좋아서 한다. 4, 5년 일하다보니 팬도 많이 생겼고, 팬들은 우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굉장한 영향을 받더라. 갈수록 팬들의 존재를 큰 고마움으로 느낀다. 성종_나는 힘들 때 혼자 슬픈 음악 틀어놓고 자면서 우울의 끝을 달린다. 밑바닥까지 감정이 떨어져야 다시 올라올 수 있는 것 같다. 엘_힘들어할 시간도 부족한 것 같다. 우리의 시간이 대부분 정해진 스케줄로 돌아가는데, 그 안에서 동우 형이 우릴 재밌게 해주려고 하는 것 등으로 충분히 위로받는다. 현장에서 오히려 많이 푼다. 성규_난 술을 먹는다. 요즘은 에딩거 바이스비어가 맛있더라. (웃음) 호야_힘들거나 슬프다고 다 큰 남자가 울기도 뭣하잖나. 그런데 참다보면 터지는 것 같다. 어느 날은 혼자 <19곰 테드>를 보러 극장에 갔는데 보다가 곰돌이가 찢어지는 장면에서 펑펑 울었다. 그땐 힘들어서 우는 거란 생각이 안 들었는데 돌이켜 생각하니 쌓여 있었던 것 같다. 성종_팬들의 편지도 정말 힘이 된다. 삶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인피니트를 보고 힘을 얻어서 다시 살고 싶어졌다는 메시지를 받았을 땐 나도 울컥했다. 숙소에서 그 편지 보고 많이 울었다. 고맙고 힘이 되더라. 동우_나는… (한참 생각하다) 우울하지 않다. 5년 동안 아파본 적도 없다. 연습생 때 사스 걸렸던 정도? (일동 웃음)
-월드투어도 잘 마무리했고 성열, 엘, 성종이 뭉친 또 다른 유닛 인피니트F가 일본 앨범을 발매했다. 앞으로 개인적인 비전이 있다면. =동우_힙합이나 댄스도 좋지만, 가능하다면 피아노 포엠과 콜라보레이션도 해보고 싶다. 엘_인피니트F가 일본 데뷔를 했다. 인피니트의 이름을 걸고 나오는 만큼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당장의 바람이다. 호야_어마어마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연기를 할 땐 연기자로만, 음악을 할 땐 가수로만 보일 수 있길 바란다. 작곡도 열심히 하고 있다. 성규_다음 앨범도 녹음을 다 마쳤으니 곧 인사드리게 될 것 같다. 인피니트가 무대에 오래 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 성종_형들도 나도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 무대에 설 때마다 심장이 뜨거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