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에 극장 동시개봉작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극장입장권통합전산망에 이름만 올린 채 제대로 상영하지 않는 영화들이 늘고 있다.
IPTV가 짭짤한 수익창구로 변모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편법과 불법이 판친다.
하나. 극장 홈페이지에는 상영한다고 해놓고, 정작 영화는 상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극장입장권통합전산망에는 상영되었다고 관객수까지 버젓이 올라온다. 영화를 보고 싶어서 새벽에 먼 거리를 달려온 관객만 바보가 된다. 또 하나. 이런 식으로 극장에서 상영되지도 않았는데 상영됐다고 우기거나, 상영되었어도 겨우 하루 이틀 2∼3회 대관 상영하고서 극장 동시개봉작으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면서 통상 요금인 4천원을 훌쩍 넘어선 1만원이란 거금을 대가로 하는 클릭을 요구한다. 그나마 보고싶을 만한 영화 목록에 올라 있는 영화라면 1만원이라도 아깝지 않지만, 20년 전에 이연걸이 출연한 영화를 마치 최근작인 양 최신 업데이트라는 타이틀로 유인하는 호객행위에 넘어간 IPTV 가입자는 말 그대로 호갱님이 된다.
이 모든 것이 잘나가는 IPTV 때문이다. 가입 가구 수가 2013년 기준 700만 가구 정도이다. 1만원 극장 동시개봉작의 경우, 클릭률이 1%만 해도 매출이 1억원에 달한다. 통상 5:5 분배비율을 적용하면 5천만원이 배급사에 돌아온다. 엉터리 극장 대관 비용을 비롯해 이것저것 다 포함해도 비용은 1천만원 아래이다. 수입 가격이 3천만원이면 총 4천만원이 비용이며, 따라서 결과는 1천만원이 순이익이다. 연간 10편 정도를 공급한다고 생각하면 연간 최소 1억원이 순수입이 된다. 최소 기준이 이 수준이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극장 동시개봉 타이틀을 달 수 있도록 편법, 불법을 동원해야만 하는 거다.
일부 영화 상영업자와 일부 수입배급업자, 일부 IPTV 콘텐츠 유통 담당자들의 얄팍한 상술과 담합이 빚어낸 결과이다. 예전에 비디오 가게 전성시대에 많이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객과의 신뢰가 우선이다. 온라인에서의 롱테일 매출이 결국은 영화산업의 가장 큰 축이 될 텐데, 이런 식이라면 그냥 (불법)다운로드해서 보겠다는 관객 심리를 어떻게 돌릴 수 있겠는가. 산업 전체적으로 단호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 상영 내역과 영진위 통합전산망 상영 내역이 다르면 극장은 영업 정지 대상이다. 상영 신고를 통합전산망이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진위는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또한 IPTV용 동시개봉 영화의 대관창구가 되는 극장들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IPTV쪽에서도 5개 스크린 이상 상영이란 극장(동시) 개봉 기준을 명확히 지키면 된다. 통합전산망 기록만 봐도 나오는 기준 준수 현황을 왜 지키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