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ie and the Pussycats
2001년, 감독 데보라 카플란, 해리 엘폰트 출연 레이첼 리 쿡, 타라 레이드, 로자리오 도슨, 알란 커밍, 파커 포시 장르 코미디 (폭스)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대중음악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때 록 컬럼니스트였던 카메론 크로의 <올모스트 훼이모스>는 스타덤의 열광 뒤에 숨어 있는 서늘한 허무와 불안을 그려냈다. 밥 딜런이 직접 출연했던 <하츠 오브 파이어>는 대중의 우상이 되어 달려가봤자, 그 길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푸시캣 클럽>은? 90년대의 신화 <X파일>의 신조를 따라, ‘음모가 있다’고 노래한다.
영화가 시작되면 보이 밴드 두조에게 열광하는 소녀들이 등장한다. 무대에서 한없이 멋진 모습을 선사하는 최고의 인기그룹 두조. 하지만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난 그들은 철없는 10대 망나니일 뿐이다. 전용기 안에서 서로 갈구다가 결국 싸움박질을 벌이는 두조를 보며, 매니저인 와이엇은 조종실로 향한다. 그리고 등에 낙하산을 매고는, 조종사와 함께 뛰어내린다. 대중음악의 역사에 흔히 기록된, 절정의 순간에 불운의 비행기 사고로 죽어간 뮤지션들. 유작 음반이 불티나게 팔리고, 죽기 직전에 녹음된 싱글이 대히트를 친다. 와이엇은 두조를 대신할 ‘참신한’ 밴드를 찾는다.
조시, 멜로디, 발레리로 구성된 ‘조시와 푸시캣’은 거리에서 공연을 하다가 와이엇의 눈에 띈다. 그들은 메가 레코드와 계약을 하고 첫 싱글을 내자마자 정상을 차지한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려나가는 듯하지만, 사실은 모든 것이 잘못된 것이었다. 메가 레코드의 사장 피오나는 노래에 숨겨진(서브리미널) 메시지를 통해서 대중의 기호와 취향을 조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조시 이외에는 별로 상품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피오나는 멜로디와 발레리를 ‘처치’하라고 명령한다.
<푸시캣 클럽>의 시작은 1963년에 시작된 만화였다. 록음악의 전성기인 60년대의 자양분을 흠뻑 담고 있는 <푸시캣 클럽>은 TV 애니메이션을 거쳐 ‘만화적인’ 극영화로까지 성장했다. 만화적인 설정을, 신선한 감각의 유머와 적절하게 안배된 에피소드들을 통해 활발하게 이끌어가는 <푸시캣 클럽>은 힘이 넘친다. 어딘가 본 듯한 이미지들을 활용하면서도, 관습적으로 끌고 가기보다는 도발적으로 퉁겨나간다. 제니퍼 러브 휴이트가 출연한 발랄한 청춘영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Can’t Hardly Wait)를 만들었던 데보라 카플란, 해리 엘폰트 감독은 <푸시캣 클럽>에서도 역시 ‘10대’의 희로애락을 감각적으로 잘 그려냈다. 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