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창조’의 시대다. 더이상 장르의 시대가 아니라 콘텐츠의 시대인 것이다. 창조산업의 핵심은 문화콘텐츠다. 소비자는 나날이 좋은 이야기를 찾기 위한 지혜와 경험을 쌓아가고 있기에 창작자는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힘써야 한다. 이야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계속해서 훌륭한 스토리텔러들이 양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영화영상학과의 연출전공자들이나 문학 창작 관련 전공자들이 영화 시나리오의 창작을 도맡아왔다. 하지만 추계예술대학교는 시각을 달리하여 영상시나리오학과를 개설했고 창의적인 작가 양성을 목표로 하는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시나리오 창작에 대한 심화이론 과정이 아니라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와 프로듀서가 발 벗고 나서 문화콘텐츠 전반에 필요한 작가를 키워내는 과정이다. 현장과의 긴밀한 호흡과 다양한 분야의 영상콘텐츠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영상문화 창작을 유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사진 등 인접 예술과 기초 인문학의 결합을 통해 고전매체는 물론 뉴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졸업생들은 영화, 드라마, 게임 스토리 작가, 카피라이터 등 다방면에 걸쳐 활약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의 김정호 학과장은 매체의 다양성과 더불어 “문학과 철학이 모든 학문의 기본이듯이 모든 영상매체의 기본은 영화다. 하지만 영상제작의 발전을 이끄는 것은 애니메이션과 컴퓨터그래픽”이라며 산업을 이끌어가는 동력에 대해 강조했다. 영화제작 과정에서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후반작업까지 컴퓨터그래픽이 들어가지 않는 부분은 거의 없다. 순천향대학교는 이러한 추세를 비교적 일찍 받아들여 2007년에 영화전공과 애니메이션전공을 융합하여 영화애니메이션학과로 명칭을 바꿨다. 애니메이션은 물론, 컴퓨터그래픽과 3D 입체영상 등 후반작업에 특화된 학과이며 영상기술 방면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민경원 교수는 “프로듀서 지망생이 특수효과를 모르면 안 된다. 후반작업을 맡은 전문가도 영화연출에 대한 감각을 알고 있어야 한다”라며 해당 학과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매니지먼트 등 전문인력 양성 과정

영화영상은 복합적인 매체임과 동시에 각계각소에 다양한 전문 인력이 필요한 산업이다.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 미디어엔터테인먼트학부의 모델학과, 뷰티디자인학과, 엔터테인먼트경영과 등과 같이 한 분야에 집중하는 학과들도 있다. 그중 연예매니지먼트전공이 눈에 띄는데, 엔터테인먼트경영과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스타마케팅이나 스포츠매니지먼트 등을 중점적으로 배우는 학과다. 또한 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분장과 스타일링 등의 스탭 인력도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뷰티디자인학과에서는 헤어/스킨케어/메이크업/네일아트전공과 스타일리스트전공으로 학과를 세분화해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뷰티디자이너를 육성하고자 한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으며 창의적인 발상과 표현 능력을 갖춘 학생이라면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문화예술대학은 문화예술경영학과, 미디어영상연기학과, 현대실용음악학과, 무용예술학과, 메이크업디자인학과로 이루어져 있다. ‘융합’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학과의 성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대학은 각 학과의 전공이수를 최소화하면서 모든 학생들이 2개 이상의 학과를 이수할 수 있게 했다. 학과별 ‘세부전공’ 외에도 학과 구분 없이 단과대학 단위로 어우러져 함께 공통전공을 이수하게 된다. 여기에는 분과학문을 넘어 예술 창작 및 공연 공동체 구축을 지향하는 대학의 야심이 담겨 있다. 더불어 산학협동 체제를 구축하고 경험과 노하우에서 우러나는 스토리텔링 중심의 수업을 한다. 이를 통해 현장과 연계된 학문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문화예술대학의 강점이다.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비즈니스적인 접근, 다시 말해 기획과 유통과 홍보의 전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총체적인 시각이 필요한 시대가 찾아왔다. 비즈니스 분야는 그동안 제작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과됐던 부분이지만 이제는 영상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본격적인 궤도에 오름에 따라 점차 전문적인 인력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추계예술대학교의 영상비즈니스학과는 영화, 방송, 콘텐츠 기획, 게임, 음악 등 영상산업 전반에 걸친 경영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아래에 소개할 문화예술경영학과와 비교되고 있으나 프로듀서를 양성하는 커리큘럼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바로 현장에 나갈 수 있도록 프리 프로덕션과 포스트 프로덕션을 중심으로 경영학,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등 인접학문까지 두루 경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으며 영화촬영현장이나 영화사, 스튜디오 방문 등을 통해 실제적인 제작 역량을 키우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현장에 필요한 예술경영 교육

경희사이버대학교와 서울사이버대학교가 개설한 문화예술경영학과는 학과명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학생들에게 창작활동으로서의 문화예술뿐 아니라 문화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예술경영 및 행정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계층과 방식이 다양화되면서 문화예술관련 기업이나 조직들은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문화예술경영학과의 탄생은 그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다. 경희사이버대학교의 전한호 문화예술경영학과 학과장은 “모든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라는 차원에서 문화예술에 접근하되 문화예술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느냐”를 다각도로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경희사이버대학교는 주류 문화뿐 아니라 비주류 문화가 각광받고 있는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해 ‘인디문화론’ 같은 특색 있는 전공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서울사이버대학교는 이의신 학과장의 말처럼 “학과 재학생 중 40%는 예술의전당 등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로 체계적인 이론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현장을 중시하는 학과 분위기가 특징이다. 두 학교 모두 온/오프라인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변화하는 문화적 흐름을 빠르게 읽고 앞서 나가는 데 주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