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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궁금증이 팝콘처럼 내려와~(2)

극장에 대한 모든 호기심, <씨네21>이 대신 물었습니다

3D 안경 세척팀이 따로 있나요?

레스토랑에 설거지를 전담하는 팀원이 있는 것처럼 극장에도 3D 안경을 세척하는 팀이 따로 있습니다. CGV의 경우 여러 차례 사용 가능한 3D 안경을 구매해 관객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회용 안경인 만큼 영화상영이 끝난 뒤 관객이 사용한 3D 안경을 수거합니다. 별도의 인력을 구성해 3D 안경 전용 클리너와 세척액으로 관객이 사용한 3D 안경을 깨끗하게 닦습니다. 또, 정기적으로 전용 세척기를 통해 미세 먼지를 제거함으로써 관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쓴다고 합니다. 반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에는 3D 안경을 관리하는 팀이 따로 없어요. 일회용 3D 안경을 사용하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니 상영이 끝난 뒤 3D 안경을 기념품 삼아 집에 가져가도 상관없어요.

‘알바’로 시작해 점장이 된 경우도 있나요?

점장들은 대부분 대학을 졸업한 뒤 해당 멀티플렉스에 공채 입사한 이들입니다. 점장을 따로 모시진 않습니다. 극장에 입사하면 먼저 미소지기(스탭), 극장 운영매니저(이하 CGV)나 영화관 슈퍼바이저, 매니저(이하 롯데시네마)로서 현장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자격은 대리 3, 4년차부터 주어지는데, 이들 중 리더십, 현장운영 능력, 손익 지표 분석 능력 등 여러 조건을 만족하는 직원을 점장으로 선발한다고 합니다. 알바가 점장이 되기 위한 지름길은 분명 아닙니다. 그래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가산점이라고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극장 아르바이트 시급은?

메가박스 기준으로 현재 세전 기준 주간 시급은 6880원이며 밤 10시 이후엔 추가수당이 붙어 9560원입니다. 다른 멀티플렉스도 대개 비슷하죠. 2013년 법정 최저 시급이 4860원이니 그리 박하지는 않은 셈입니다. 오전, 오후, 저녁, 3교대로 이뤄진 시간 중 하나를 선택해 일주일 스케줄이 돌아가기 때문에 시간 조절도 제법 자유로워 대학생들이 하기 괜찮은 아르바이트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아무리 쉬워 보여도 일은 일이죠. 언뜻 보기엔 시급이 제법 높아 보이긴 해도 보험료와 세금으로 상당한 비율을 떼가는 데다가 하루 종일 미소를 지어야 하는 서비스 업종인 만큼 정신적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평소엔 즐겁게 놀 수 있는 극장일지라도 결국 일은 일이란 걸 잊지 마세요.

되는 영화 판별법?

CGV여의도 한승우 점장 인터뷰

-늦깎이 입사라고 들었다. =현재 38살이다.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했다. 한 전기회사의 무역팀에서 근무하다가 영화가 너무 좋아서 7년 전 CGV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점장이 된 건 언제인가. =점장으로 발령받은 지 3년 됐다. 처음에는 미소지기(스탭) 교육부터 시작해 사이트 운영 매니저라는 중간 단계를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이후 전체적인 영화관 운영, 서비스 업무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점장이 됐다.

-사이트에서 점장이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출근과 동시에 영업 실적을 살펴본다. 어떤 영화를 어떤 관객이 어떤 시간에 찾는지 분석한다. 영화관 시설에 문제가 없는지 둘러보고, 관객이 불편함 없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점검한다. 그리고 직원, 미소지기와 함께 어떻게 하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되는 영화와 안 되는 영화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상영이 끝난 뒤 관객이 나올 때 왁자지껄하면 되는 영화고, 조용하면 안 되는 영화일 가능성이 높다. 아내 회사에서 단체관람하려는 영화는 무조건 흥행이 되는 것 같다. (웃음)

-진상 관객에 대처하는 노하우가 따로 있나. =일단 편하게 앉아서 얘기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진심으로 관객의 불평 사항을 듣다보면 심하게 화를 내던 관객도 금방 수그러든다. 감정 표현을 심하게 하던 관객이 지금은 발전적인 의견을 주는 단골 관객으로 변한 사례도 있다.

Yes or No

애지중지 키우는 도마뱀, 데려가도 되나요?

No. 원칙적으로 사람이 아닌 생명체는 입장이 불가능하답니다. 하지만 여지가 없는 건 아니에요. 한 멀티플렉스 지점의 어느 상냥한 직원은 다른 관객의 눈에 띄지 않고 도망가지 않게 케이지에 잘 넣어오면 특별히 배려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직원 봐가며, 반려동물의 성량, 체격, 활동성을 고려해 한번 시도해보세요.

극장에 걸렸던 포스터를 달라면 주나요?

No. 요즘 멀티플렉스는 DID(Digital Informa-tion Display) 시스템을 도입해, 종이 포스터 대신 디지털 포스터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종이 포스터의 사용 뒤 처리 과정에도 극장마다 차이가 있었는데요, 상영이 종료되면 폐기한다는 데도 있었고, 추후 이벤트 목적으로 사용될 것을 고려해 극장에서 보관한다는 곳도 있었습니다. 버릴 거면 좀 주지. 어쨌든 포스터는 영화 제작사나 수입사에 문의하는 게 빠르답니다.

급해서 그러는데, 상영관에서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나요?

No. 관객석쪽에는 따로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극장은 영화를 보는 곳’이란 명제에 충실하기 위해 콘센트를 만들지 않았답니다. 관객이 휴대폰 충전하다 잃어버리면, 전열기구 연결했다 불나면, 코드줄에 걸려 넘어지면 그 책임은 누가 지겠습니까. 극장만 골치 아파지는 거죠. 그러니 휴대폰 충전은 상영관 들어가기 전에 미리미리 합시다. 극장 로비나 대기 공간에선 언제든 가능하니까요.

영화를 구매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도 영화를 상영하나요?

Yes. 광고 제외하고 영화가 시작한 지 10분 이후까지는 현장 구매가 가능한데요, 그때 표를 사러 오는 관객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우선 영화를 틀긴 해야 합니다. 물론 끝까지 틀진 않죠. 10∼15분쯤 지나도 아무도 안 오면 상영중지! 그전에 달려가시면 멀티플렉스도 개인 전용관처럼 고급지게 누릴 수 있으심.

극장에서 프러포즈를 하고 싶은데 개인의 이벤트성 광고도 받아주나요?

Yes. 저는 결혼 적령기의 여성입니다. 제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롯데시네마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지니 “언제든지 환영”이라며 날짜를 잡으랍니다. CGV 씨네드쉐프관에선 ‘프러포즈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고요, 메가박스에서도 사전에 협의만 되면 언제든 가능하답니다. 이벤트 전 극장에 연락을 취해 문의하면 상세히 알려드립니다. 단, 광고 제작은 직접 해야 한다는 거!

뒤에 나오는 극장 광고가 더 비싼가요?

Yes. 광고 시간대나 길이에 따라 최고 2∼3배 정도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극장 광고는 매점 수익과 함께 극장 수입의 노른자입니다. 워낙에 주목도가 높은 매체 광고라 해마다 단가가 오르고 있는 추세죠. 영화 상영시간에 가까워질수록 주목도는 높아지니 뒤에 있는 극장 광고가 비싼 건 당연한 거겠죠?

3D영화 관람료에 3D 안경값이 포함되어 있나요?

No. 3D영화 관람료가 일반영화 관람료보다 3천원가량 비싸다는 사실을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게 3D 안경값 때문이냐고요? 플라스틱 안경이 비싸봐야 얼마나 하겠습니까. 실제로 중국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3D 안경의 원가는 개당 몇 백원밖에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3D영화 관람료가 비싼 이유는 극장이 3D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투입한 극장 시설 투자비, 3D 장비 관리비가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좌석과 좌석 사이에 있는 팔걸이의 주인은 따로 정해져 있나요?

No. 팔을 팔걸이에 놓으려는 순간 옆좌석 관객의 팔에 무심코 ‘스킨십’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본의 아닌 스킨십에 미안하면서도, 왠지 내 영역이 침범당한 것 같아 불쾌하기도 했죠. 차라리 팔걸이의 주인이 오른쪽 좌석에 앉은 사람인지, 아니면 왼쪽 좌석인지 알 수만 있다면 서로 얼굴 붉힐 필요가 없었을 텐데요. 하지만 팔걸이의 주인은 따로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팔걸이가 꼭 필요하면 좌석에 앉자마자 먼저 차지하시면 됩니다.

밖에서 산 커피도 상영관 안에 들고 들어갈 수 있나요?

Yes. ★벅스에서 산 커피도 되고 커피◐에서 산 커피도 되고, 다 됩니다. 마실 건 뚜껑만 잘 닫혀 있으면 다 되고요, 먹는 것도 냄새나 씹는 소리가 심하지 않은 건 다 됩니다. 심야영화엔 족발이나 순대가 제맛이라고요? 걸리면 버리거나 입장 전 5분 만에 흡입해야 하는 낭패를 겪을 수 있으니 메뉴 선택에 미리 신중을 기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