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팝콘이 맛있어요? 3D영화 관람료가 비싼 이유가 뭔가요? 상영관에 개도 데리고 들어갈 수 있나요? 극장 점장이 되는 방법이 뭔가요? 포털사이트의 검색창에 ‘멀티플렉스’를 치면 별의별 질문들이 수두룩합니다. 저런 것도 궁금한가 싶은 질문도 있었고, 오랫동안 궁금해했던 질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질문에 달린 대답을 보니 궁금증만 더욱 커져갈 뿐이었어요. 그래서 <씨네21>이 관객의 궁금증을 대신 풀어주기 위해 멀티플렉스에 물어봤습니다. 다음 장부터 팝콘 씹다 문득 떠올린 소소한 궁금증들을 속시원하게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싱글 관객입니다. 커플을 피하고 싶은데…
커플석(CGV의 스위트 박스, 롯데시네마의 프레스티지 커플석, 메가박스의 커플석)을 따로 만들어 ‘격리’해놓긴 했어요. 요즘은 멀티플렉스 어플로 예매하거나 현장에서 발권할 때 관객이 직접 자리를 정할 수 있어요. 커플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낀 채로 앉는 게 싫다면 좌석 가운데보다 복도쪽 좌석을 선택할 것을 추천합니다(화장실 가기도 편하고). 보다 확실한 방법을 권하자면, 메가박스 코엑스 6∼9관, 대한극장 6관 P열 4번, 8관 P열 4번, 11관 V열 5번, 씨너스 서울대 1관 D열 2번/12번, K열 12번, 2관 I열 2번, 4관 D열 2번/12번, 5관 I열 2번 등 싱글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극장을 찾으면 됩니다. 어둠 속에서 짝 찾지 말고 오로지 영화에 집중!
최고의 좌석은?
고객님 취향 먼저 확인하고 가실게요. 스크린이 한없이 넓어 보이는 게 좋으세요, 스크린이 한눈에 들어오는 게 좋으세요?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은데 참아야 하는 게 더 싫으세요, 영화 시작하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걸리적거리는 게 더 싫으세요? 영화 보는 2시간 동안 고개가 편한 게 중요하세요, 마음 놓고 스킨십을 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가 중요하세요? 원하시는 느낌을 알아야 정중앙이든, 복도쪽이든, 뒤쪽 후미진 커플석이든 추천이 가능합니다. 됐고, 그냥 영화가 제일 잘 보이는 데가 어디냐 물으시면, 2D영화는 정중앙의 1∼2줄 뒤가 좋고, 3D영화는 정중앙에서 입체감을 가장 또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극장에 따라서는 예매 사이트에서 최적의 영상과 사운드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프리미엄 존’이나 ‘Sweet Spot’을 표시해주기도 하니 잘 참고해서 예매 누리시길.
개봉작 예매창은 도대체 무슨 요일에 열리나요?
랜덤입니다. 극장에 따라 영화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납니다. 부지런히 어플 확인하고 들락날락해야 합니다. 대개는 수요일, 목요일에 열리지만 방심하고 있다간 원하는 영화, 원하는 자리 놓치기 십상이죠. 외화의 경우 심의가 일찍 나오지 않아 상영 며칠 전에야 열리기도 하고 다른 영화와의 개봉 시기, 시사회 일정에 맞추느라 변경되기도 합니다. 영화 한편 보겠다고 뭐하는 짓이냐고 타박마시길. 안 파는 것 빼곤 다 판다는 한 인터넷 중고거래 카페에선 대리예매를 해주겠다는 사람까지 등장했습니다. 창조경제 시대에 걸맞은 고용창출이지요. 자주 이용하는 영화관의 상영 스케줄을 미리 알고 있으면 약간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와이드 릴리즈 영화의 기준은?
‘와이드’라는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전국 개봉’을 기준으로 하면 150~200개 정돕니다. 2013년 11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에 따르면 전국 스크린 수가 2496개니까 그중 10% 내외면 스크린을 한 지역에 ‘몰빵’한 게 아닌 이상 전국 각 지역에 1개씩은 들어간다고 보는 거죠. 그런 거 말고 진짜 와이드한 걸 원하신다고요? 그럼 ‘스크린 독과점’ 딱지가 옵션으로 제공되는 주중 개봉일 기준 스크린 약 800개짜리 영화도 있습니다. 입소문만 나쁘지 않으면 주말엔 스크린 수가 1천개 이상으로 늘어나고 스크린 점유율이 40~50%에 육박하면서 극장에서 그 영화만 상영하는 듯한 효과가 나죠. <씨네21> 프리뷰에서는 50개관이 넘으면 와이드 릴리즈라고 표기해왔는데요, 우리 기준이 너무 소박했나봉가.
어플로 예매를 취소할 때 한 좌석만 취소하는 건 불가능한가요?
카드로 예매하셨다면 불가능합니다. 귀찮아도 취소하고 다시 예매하세요. 번개같이 움직이면 자리를 놓치지 않고 다시 예매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이건 굳이 어플이기 때문이 아니라 카드 결제를 하셨기 때문에 그래요. 카드는 건별로 일괄 결제예요. 5, 6번, 7, 8번 좌석은 예매할 수 있어도 6, 7번으론 예매 불가능한 경우도 있죠. 그게 싫으면 현금 결제를 추천합니다. 어플 결제를 어떻게 현금으로 하냐고요? 그러니까 처음에 말씀드렸잖아요. 불가능하다고. 정 싫으시면 애초에 한 좌석씩 연달아 두 좌석을 예매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극장의 적정 온도는?
지난해 겨울 <호빗: 뜻밖의 여정>을 보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친구1은 영화 시작 30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친구2는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습니다. 3D 안경을 끼고 후끈한 공기 속에 오래 있다보니 멀미가 났던 겁니다. 한여름엔 더위 피하러 극장에 갔다가 감기 걸려 돌아오는 일도 다반사지요. 냉난방 문제는 극장으로서도 예민한 사안입니다. 즉각적으로 관객의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으니까요. 물론 적정온도는 있습니다. 멀티플렉스 3사는 26℃를 적정 온도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26℃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정부의 지침을 따른 것이지요. 상영관 온도는 좀더 탄력적으로 운영됩니다. CGV는 상영관 온도를 23~26℃로 유지하고 있으며, 롯데시네마는 24~25℃ 선으로 유지한다고 합니다. 대체로 온도에 대한 관객의 불만은 여름철에 집중되는데요, CGV의 경우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화 상영 중에도 스탭들이 상영관을 돌며 수시로 온도를 체크한다네요. 전기요금까지 올랐으니 내년 여름엔 극장에 더 많은 관객이 몰리려나?
티켓에 있는 ‘영화발전기금 3%’는 뭘까?
말 그대로 관객이 낸 영화 티켓값의 3.3%에 해당되는 금액이 영화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기금에 모금된다는 얘기입니다. 2007년 한/미 FTA 협정에 따른 스크린쿼터 축소의 후속 대책으로 신설된 영화발전기금은 지금까지 독립영화 지원 사업, 영화산업의 다양성 증진 관련 사업, 영화 전문 투자 조합 출자, 영화상영관 운영 및 시설 유지 등 다양한 사업에 투입되어왔습니다. 산업의 불황기를 버텨낼 수 있었던 것도, 다시 호황기를 이루어낼 수 있었던 것도 영화발전기금이라는 안전장치 덕분이고요. 관객의 지갑에서 나온 기금인 만큼 영화계는 영화발전기금을 신중하게 운용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 내 돈 잘 쓰고 있는겨?
영화발전기금은 누가 써?
영화발전기금은 2014년 12월31일 부과 시한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 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도종환 의원(민주당)이 여야 의원 17명과 함께 영화발전기금 부과 시한을 2021년으로 연장하는 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본회의 상정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열린 국감에서 “영화발전기금을 연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질의가 다시 나왔다. 하지만 독립영화유통지원센터 설립을 백지화하고,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발생한 아시아영화아카데미를 설립하려는 영진위를 두고 영화계는 “영화발전기금이 쓰여야 할 데 쓰이지 못하고, 엉뚱한 데 쓰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어쨌거나 영화발전기금 부과 시한이 내년 이후로 연장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