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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도시를 구하니 키스를 하게 되더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앤드루 가필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주연을 맡은 앤드루 가필드와 에마 스톤(왼쪽부터).

앤드루 가필드는 러시아 출신의 악당 라이노를 연기하는 폴 지아매티에게 찬사를 쏟아냈다. 그는 “폴이 찍은 5분가량의 롱테이크 신을 봤다. 그가 짐승처럼 보이더라. 폴은 (연기)천재다!”라고 평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마크 프라이드버그는 작업하기 가장 어려웠던 세트가 바로 “피터 파커의 방”이라고 말했다. “피터는 중력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때문에 벽을 걸어다니는 피터에 걸맞게 회전하는 방을 디자인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촬영장에서 앤드루 가필드는 무척 편안해 보였다. 역대 뉴욕에서 제작된 영화 중 가장 큰 예산이 투입된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이지만 스트레스를 받은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연기가 편해진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팀워크가 확고해 든든하다.” 자신만만한 그의 모습이 자신의 능력을 확실히 알게 된 뒤 뉴욕 도심을 마음껏 날아오르는 스파이더맨과 닮았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속편에 출연하는 소감이 어떤가. =여전히 쉽게 연기할 수 없다. 공구로 벽을 뚫고 들어가는 느낌이다. 1편 이후 피터에게는 엄청난 성장과 변화, 그리고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임했다. 이번 영화에서 피터는 정체성에 위기를 느낀다. 스파이더맨으로 활동하며 자아를 잃어가고 있어서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르게 된다. 스파이더맨과 피터의 관계는 마치 큰형과 그 형의 그림자에 가려 있는 동생 같다. 형이 모든 인정과 찬사를 받고, 동생은 그림자에 가려 빛이 나지 않는다. 2편은 이러한 형제들 사이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는데, 다중 인격자라고도 할 수 있는 내면 연기가 재미있었다.

-피터가 졸업장을 받는 장면을 연기할 때 그웬에게 키스하던데. =즉흥적인 연기였다. 원래 졸업식에 뒤늦게 도착한 피터가 졸업장을 받는 간단한 내용이었는데, 나도 내가 그럴 줄 몰랐다. (웃음) 도시를 구한 다음 졸업식에 도착했기 때문에 그 순간 그런 행동이 나온 것 같다. 스파이더맨의 자신감이 묻어나온 거지. 그리고 그웬의 졸업생 대표 연설을 놓쳤기 때문에 미안함도 있어서다. (웃음)

-뉴욕에서 모든 장면을 촬영하는 느낌이 어떤가. =모든 면에서 더 만족스럽다. 원작 코믹북에서도 피터 파커는 뉴욕 퀸즈 출신이다. 그러니 야자수 밑에서 촬영하는 건 누가 봐도 부자연스럽다. (웃음) 퀸즈 노동계층의 동네에서 자란 파커가 할리우드에 어울릴 리가 없으니까. 스파이더맨과 피터의 세계에는 뉴욕이라는 또 다른 캐릭터가 큰 자리를 차지한다.

-이 작품만의 차별화된 액션 장면을 기대할 수 있을까. =스파이더맨은 물리적이고 육체적인 힘과 유연함이 있다. 다른 캐릭터들처럼 주먹을 휘두르며, 가슴을 멋있게 펴고 서 있지는 않지만, 트릭스터(신화에 등장하는 장난꾸러기, 어릿광대 같은 존재. 주로 동물의 모습으로 등장한다.-편집자)같은 느낌을 준다. 벅스 버니처럼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어 싸우는 거다. 자신이 직접 손대지 않고, 상대방이 서로 치고받게 해 그들을 물리칠 수 있다면 그게 최고 아닌가? 가능한 한 폭력을 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좋은 거지. 그래서 연기에 참고하기 위해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 해럴드 로이드 등의 작품을 많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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